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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cm.BELIEF

관상용 가정교사

 

메인

 

제 1장

나는 나룻배를 타고 바다를 헤엄치려 한다.

 

-

당신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는 당신의 이름을 외치며

마지막으로는 괴롭게 들리는 누군가의 비명소리를 끝으로 깨어납니다.
덜컹덜컹,
당신은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눈을 떴습니다.
아무래도 오랜 여행길에 피곤했던 모양이지요.
창 밖으로 보이는건 가을 낙엽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숲속의 풍경으로 참으로 운치가 있는 광경입니다.
바깥 바람이 서늘한게 곧이라도 눈이 올 것만 같습니다.
낙엽도 마른 가지에서 거의 다 떨어진 것이 이제 곧 겨울이 올 것마냥 예고하는 것처럼 창문이 잘게 흔들립니다.
지금 당신은 마차를 타고 당신의 제자가 있는 저택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제자로부터 저택으로 와 달라는 편지를 받았거든요.

 

편지

[ 선생님, 그간 잘 지내셨나요. ]
[ 선생님께서 저택을 떠난 후 사계절이 네번이나 바뀌었네요. 여행은 잘 즐기고 계실까요. ]
[ 이렇게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기별을 드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여 이렇게 편지 드립니다. ]
[ 자세한 이야기는 선생님께서 저택에 도착하신 후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
[ -당신의 제자 차이수- ]

 

-

라고 말이죠.
참으로 애정하는 제자이지요.
저택으로 돌아가면 그간 세상을 여행하며 느낀 점을 이야기 해 줄 수 있겠습니다.
그야 이수는 다리를 쓰지 못하니까요.
휠체어를 타고 있기에 제자의 세상은 고작 해 봤자 정원이 전부 일겁니다.
편지를 곱게 접어 다시 봉투에 넣으려는데 희미한 글씨로 뒷장에 적혀있는 문장을 발견합니다.

 

[ ! ]

자신을 이 숨막히는 물 속에서 구원해달라고.

 

-

이게 무슨 소리죠?
생각한 순간 마차의 앞칸 마부석에서 마부가 창문을 두들깁니다.
문을 열면 연세가 든 마부가 말을 걸어오네요.

 

마부

교사 양반, 곧 저택에 도착한다네.

한시윤

아, 벌써 도착했나요? 감사합니다.

 

마부

금방 내릴 수 있을 테니 짐은 미리 챙겨두게.
그러고보니 자네는 그 소문 들었나?

한시윤

음? 무슨 소문이요?

 

마부

아니, 지금 가는 그 저택을 사람들은 고래의 뱃속이라고 불러요~
돈 많이 준다는 말에 사용인들이 들어가면 버티지 못한 사람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래서 말이야.

한시윤

고래의 뱃속이요...?
언제부터 그런 소문이 퍼진거죠?

 

마부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지는 꽤 됐지.
나도 알음알음 듣게 된 일이지만...
아무튼 교사 양반도 돈 많이 준다고 해서 함부로 가지 말어.
위험한 것 같거들랑 모른 척 하구 빨리 집에서 튀어 나오는 게 신상에 좋아.
알겄지? 괜히 갔다가 된통 당하지나 말구.
내 손자 손녀 같아서 하는 말이니께.

한시윤

(하하) 네, 알겠습니다... 명심할게요.
(... 내가 일하던 곳이 원래 그런 곳이었던가?)

 

-

참 의미심장한 이야기 입니다.
고래의 뱃속이라니.
피노키오 동화가 떠오르네요.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요,
마차는 거대한 저택 앞에 섭니다.
마차의 문이 열리자 저택의 정문 앞에는 당신을 맞이하는 사용인들이 나와 각을 잡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머지 않아
그 사이로 차이수가 선연한 미소를 지으며 사용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앉은 상태로 당신의 앞으로 다가옵니다.

차이수

선생님, 제가 차이수입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오시는 길이 불편하진 않으셨나요?

한시윤

오랜만이다, 이수야!
이게 몇 년만인지. 참 잘 자란 것 같네. 아주 편안하게 잘 왔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나한테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던데.

차이수

아... 그건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네요.

한시윤

그래, 그럼 우선 들어갈까?
내가 없는 동안 네가 어떻게 지냈는지도 듣고 싶네.

차이수

네, 저도 선생님이 뭘 보고 오셨는지 궁금한 걸요.

 

-

4년이 지났지만 다정하고 친애하는 낯의 차이수,
당신에게 악의는 없어 보이지만 어째서인지 묘한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1 > 61 > 보통 성공

 

-

차이수는 어쩐지 4년 전보다 꽤 많이 수척해져 보입니다.
원래도 창백한 사람이긴 했지만요.
마치 이 저택을 본 순간부터 주변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더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마차를 오래 타서,
이 저택에 오랜만에 돌아와서,
기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겠지요.

차이수

너희는 선생님의 짐을 정리해 드리도록 해.

 

-

차이수는 사용인들에게 당신의 짐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리고는

차이수

이제 갈까요? 선생님.

 

-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고 합니다.

한시윤

아주 카리스마 있는 도련님이 다 되셨군.

차이수

...아직 그정도는 아니예요.

한시윤

하하, 그래 내 눈엔 아직 애다, 애. (쓰담...)
이만 들어가자.
휠체어, 끌어줄까?

차이수

네. 선생님이 끌어주시는 게 좋아요.
어차피 사용인들도 전부 물릴 생각이었으니까...
정원 쪽으로 돌아갈까요? 선생님과 좀 더 얘기하고 싶어요.

한시윤

도련님이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해드려야지. (부드럽게 휠체어 밀며 이동합니다.)

차이수

여행은 어떠셨어요? 어디로 가시는지 듣질 못해서...

한시윤

아, 여기저기 아주 많이도 다녔지.
발이 닿는대로 돌아다니다보니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말도 못해줬구나.
아주 많은 것들을 배우고 왔단다. 너도 갔다면 분명 좋아했을 거야.

차이수

...제 생각도 하셨어요?

한시윤

하하! 당연하지. 내가 제자 생각도 안 하는 매정한 스승일리가 없잖아.
이수 넌 내가 없는 동안 잘 지냈니?

차이수

저는 뭐... 하루하루가 항상 똑같죠.
멀리 갈 수 있는 몸도 아니고...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정원이 고작이니까요.
...그래서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라고 하면 웃으실 거예요?

한시윤

기특해서 웃는 것도 안 되나? (귀여운 것.)
날 안 좋아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내가 그 꼬맹이에게 이런 말을 듣는 날도 오는구나~.

차이수

시, 싫어한 적은 없었어요.
정말로...
그리고 이제 저도 성년인걸요. (살짝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시윤

네가 성년이 되어도 나한텐 변함없는 꼬맹이야. (머리 헝클듯 쓰다듬음.)
... 성년이면 이제 책 읽어주기는 시시해서 안 들으시려나? (여행일지라도 읽어줄까 했는데.)

차이수

읏...
......읽어주세요. 옆에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한시윤

(하하!) 그래그래, 우리 제자가 원한다는데 읽어드려야지.
(...) 근데 짐을 다 정리해버려서 지금은 읽어줄 수가 없네. 이따 들어가서 읽어줄게.

차이수

...네.
...선생님은 뭐든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가끔 정말 바보 같을 때도 있어요.

한시윤

뭐어? 요 녀석이 선생님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
원래 사람들은 다~ 그런 점을 좋아하는 거야.

차이수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건 싫어요. (중얼)
어서 들어가기나 해요! (좀 삐졌다.)

한시윤

어이쿠... 왜 또 갑자기 성이 나셨을까. (중얼...)

 

-

그렇게 왜 또 성이 났는지 모르는 이수와 함께 정원을 지나 둘은 저택으로 들어섭니다.
넓은 홀과 중앙에 위치한 계단,
많은 방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한시윤

(언제 봐도 참 넓은 집이라니까.)

차이수

멀리서 오셨는데 배고프시진 않아요?

 

-

마침 오래 마차를 타고 와서 그런지 배가 고프군요.

한시윤

아, 그러고 보니... 들으니까 또 배가 고파지네.

차이수

선생님이 좋아하실만한 음식도 준비 해놨으니까요.

 

-

둘은 식당으로 향합니다.
음식이 차려진 식당으로 향하면 넓고 긴 테이블 위에 화려한 만찬이 펼쳐져 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한시윤

(역시 고기려나... 큐브 스테이크, 아니면 빵에 스프를 곁들여 먹는 것도 맛있고. 구운 연어 스테이크도 좋지.)
(아, 입이 심심하지 않도록 유자 소스를 뿌린 샐러드를 먹는 것도 최고지. 방울토마토와 채소를 함께 먹으면 얼마나 상큼한데.)

 

-

오늘은 가벼운 식단으로 준비했는지 구운 연어 스테이크와 함께 유자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가 올라와 있습니다.

차이수

선생님 먼저 드세요. 저도 먹을 테니까.
입맛은 변하지 않으셨죠?

한시윤

이야, 내 입맛을 기억해준게 기쁜걸.
뭐, 변했어도 뭔들 다 잘 먹었겠지만?
(잘 먹겠습니다, 하며 먹기 시작합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이네요.)

 

★ 정신력 판정

한시윤, ≪정신력≫ 판정

한시윤

cc<=75 정신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보통 성공

 

-

1d10*3 (1D10*3) > 7[7]*3 > 21

 

[ ! ]

찰방, 발치에 물이 고이고 있습니다.

 

-

정작 앞에 있는 이수나 사용인들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지만요.
어디서 물이 새나?
두리번 거려도 그런 건 보이지 않습니다.

한시윤

(...?)
(발로 물 건드려볼 수 있나요 찰방찰방...)

 

-

밥 먹다 다리를 휘적거리는 사람이 됩니다.
이수는 의아한 눈길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차이수

왜 그러세요? 입에 맞지 않나요?

한시윤

응? 아, 아니야. 오래 여행했더니 다리가 좀 뻐근해서 그만.
난 신경쓰지 말고 계속 먹어.

차이수

아... 네.

 

-

다시 시선을 내려보면 물 같은 건 없습니다.
뭔가 착각이라도 한 걸까요.
식사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한시윤

(찝찝... 일단 식사 계속 합니다...)

 

★ 정신력 판정

한시윤, ≪정신력≫ 판정

한시윤

cc<=75 정신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 > 7 > 대단한 성공

 

-

1d10*3 (1D10*3) > 9[9]*3 > 27
마치 물 속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물 속에 들어간 것처럼 귀가 먹먹해지고 멍해져서
상대방에 하는 목소리에 집중하기가 조금 어렵네요.
갑자기 왜 이러지?
피곤해서 그런걸까요?
그 순간,
시야가 비뚤어지고
몸이 기우뚱, 당신은 바닥에 떨어지고 맙니다.
짧은 시간 내로 눈을 뜨면 당신은 물 속 안입니다.
물 속에서 자연스레 숨이 쉬어지는 것이 꽤나 이상합니다.

한시윤

(여기가 어디지?)
(물 속...?)

 

-

물결에 몸을 맡기다 보면 투명한 벽에 부딪힙니다.
두 손과, 두 다리가 자유로운데
더 위로 올라간다거나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 벽은 뭐지?
하는데 그 앞에 익숙한 인영이 보입니다.

한시윤

(인영 자세히 봅니다.)
(누구지?)

차이수

......

 

[ ! ]

그는 당신의 제자인 차이수입니다.

 

-

그가 무어라고 말합니다.

 

★ 듣기 어려움 판정

한시윤, ≪듣기≫ 판정

한시윤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6 > 36 > 보통 성공

 

system

[ 한시윤 ] 행운 : 50 → 48

차이수

...계속해서 빌었어요.
당신이 제 품에 돌아오기를 이렇게나 기다렸다고.

 

-

.
.
.
-

 

제 2장

고래와 마주하다.

 

-

번쩍이는 빛과 함께 당신은 눈을 뜹니다.
당신을 내려다보는 차이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의 손을 잡고 있네요.

차이수

...! 선생님.
괜찮으세요?

한시윤

... 차이수?

차이수

네? 왜 그러세요 선생님?

한시윤

내가 물 속에... 뭐지?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차이수

무슨 악몽이라도 꾸셨나요?
의사 선생님께서 다녀 가셨는데, 오랜 여행에 피로가 누적되신 거래요.
제가 너무 붙잡고 있어서... 죄송해요.

한시윤

...하. 피로 때문이라고... (중얼)
아니다, 네가 죄송할 거 없어.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스승이라는 사람이 제자 앞에서 컨디션 조절도 못하고 쓰러지기나 하고...

차이수

그런 말씀 마세요.
깨어나시는 것만 보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일어나셔서 다행이에요.
(잡은 손 꼼지락거리다가) 여기는 선생님의 방이니 편하게 머무르세요.
필요한게 있으시면 사용인들을 시키고요.

한시윤

그래, 고맙다.
아, 참. 가장 중요한 걸 까먹고 있었네. 편지 말이야.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은 꼭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차이수

아... 그러지 않아도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타이밍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말씀대로 안정을 취하시는 게 우선이겠네요.
제가 어서 자리를 비켜드리는 게 낫겠죠?

 

-

차이수는 짧게 헛기침하는 것으로 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사용인을 부릅니다.
방을 나서기 전 차이수는 잔잔하게 웃으며 고개를 잠깐 돌려 당신을 바라보고 말합니다.

차이수

그래도 스승님이 와 주셔서 참 좋아요.
이틀 뒤는 제 생일이니까요.
기왕 쉬시는 겸, 제 생일 연회까지 함께 지내다 가세요.

한시윤

좋아, 초대해줘서 고맙구나.
잘자렴.

차이수

네, 선생님이 오신 게 마치 제 생일 선물 같아요.
좋은 밤 되세요.

 

-

차이수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 문을 닫고 나갑니다.
복도 너머로 휠체어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잔잔히 들려옵니다.

 

[ ! ]

무언가 찜찜한 밤입니다.

 

-

그런 꿈을 꾸어서 조금 잠에 들기가 그렇네요.
방이라도 한번 둘러보고 잡시다.
당신이 묵게 된 방은 손님용 방이라기 보다는 좀 더 화려하고 넓습니다.

 

조사 장소

[ 창문 ], [ 책상 ], [ 서랍 ], [ 옷장 ]

한시윤

(창문으로 향합니다)

 

-

당신은 천천히 창문으로 다가갑니다.
오랜만에 들른 저택은 여전히 예전과 똑같습니다.
숲이 무성한 숲속 근처에 이런 저택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요.
이러니 인적이 드물고 고래의 뱃속이라고 하지요.

한시윤

(부자들은 취향도 참 희한하단 말이야.)
(책상으로 향합니다)

 

-

흉흉한 바람이 부는 창문을 닫고 책상으로 향합니다.
책상에는 전문적인 서적들이 일렬로 나열되어 있는데,
그 끝 구석에 작은 액자가 하나 같이 끼워져 있습니다.

한시윤

(액자 들어봅니다)

 

-

액자의 유리가 금이 가고 깨져 있고 안의 사진을 보면 어째서인지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 지능 판정

한시윤, ≪지능≫ 판정

한시윤

cc<=55 지능/아이디어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4 > 44 > 보통 성공

 

-

이 사람은 차이수의 전 가정교사였습니다.

 

[ ! ]

그 순간 이질적인 환각과 마주합니다.

 

-

방의 문이 벌컥 열리고 차이수가 바닥에 쓰러진 누군가의 옷을 벗겨 당신에게 건네주는 장면입니다.
차이수는 당장 옷을 입으라며 당신을 재촉하는데
이 때, 당신이 바닥에 쓰러진 사람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 ! ]

그는 차이수의 전 가정교사입니다

 

-

환각은 그렇게 끝이 납니다.

한시윤

...뭐야 이게?

 

-

알 수 없는 환각에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한시윤

(액자 내려놓고... 서랍 열어봅니다)

 

-

서랍은 2단 서랍장 입니다.
두 번째 아래 칸 서랍장은 열쇠로 잠겨져 있군요.
첫 번째 칸에는 구겨진 종이가 있습니다.
이런걸 치우지 않다니, 사용인들의 근무태만일까요?

한시윤

열쇠는... 이 방엔 없는 건가. (종이 펼쳐봅니다)

 

-

구겨진 종이를 펼쳐본다면 아래 내용과 같습니다.
마치 내용은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와 같은 느낌입니다.

 

편지

[ 내 세상이 떠났어, 이젠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 ]

[ 돌려줘, 제발. 내 세계가 돌아와 주면 좋겠어. ]

[ 나는 당신 밖에 없는데, 나는 당신 뿐이야. 그런데 당신은… ]

 

-

이 편지는 누가 쓴 걸까요?
누구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애절하기까지 느껴지네요.

한시윤

상대가 떠나간건가? 누군진 몰라도 안 됐군. (종이에 더 적힌 건 없는지 앞뒤로 확인해봅니다.)

 

★ 지능 판정

한시윤, ≪지능≫ 판정

한시윤

cc<=55 지능/아이디어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7 > 27 > 어려운 성공

 

-

오랜 기간 함께 해온 당신은 이 필체가 차이수의 것임을 압니다.
...그러고보니 저택에서 차이수의 부모님이 보이지 않았죠.
부모님께 쓰기라도 한 걸까요.

한시윤

(음...) 이수가 부모님을 그렇게 따랐었나...?
뭐어... 내가 없던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나 보네.
이건 제자리에 놔두는 게 좋겠지... (서랍에 종이 다시 집어넣습니다.)

 

-

얼추 방을 둘러보고 나면 피로가 느껴집니다.
시간이 늦긴 했어요.

한시윤

자자 이제... 나 엄청 고생하네 정말. (침대로 향합니다.)

 

-

당신은 다시 잠에 들기로 합니다.
침대에 누우면 어쩐지 첨벙첨벙,
저택에서 물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마치 바다를 유영하는 것처럼...
.
.
.
그렇게 다음날의 아침이 되었습니다.
둘째날의 저택은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 입니다.

한시윤

(음?) 무슨 일 있나?

 

-

방 밖에선 사용인들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봐도 좋겠죠.

한시윤

(방 밖으로 슬쩍 나갑니다)
저기, 무슨 일 있나요? 다들 굉장히 분주해보이시는데.

 

사용인

아, 도련님의 생일 연회 준비로 지금은 다들 바쁠 겁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한시윤

아, 연회 준비구나~ 이야... 역시 부잣집은 스케일이 다르다 이거네요.
얼마나 성대한 연회가 열릴지 기대되는데요.
제가 도울 건 없습니까?

 

사용인

뭐... 매년 그렇듯 저희는 따를 뿐이죠.
선생님께서는 쉬고 있으셔도 괜찮습니다.
아니면 도련님께 안내해드릴까요?

한시윤

이수는 지금 안 바쁜가요?
바쁘다면 찾아가는 게 방해될 것 같은데~...
연회 주인공이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사용인

그 몸으로 도련님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겠나요.
제일 바쁜 건 집안 가신들일 겁니다.

한시윤

... 아하. 그렇군요.

 

-

어쩌면 꽤 무례한 발언으로도 들립니다.

 

사용인

저도 지금 바빠서 그런데, 다른 일 없으시면 지나가도 되겠습니까?

한시윤

아, 네. 제가 바쁘신 분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네요.
이수가 어디있는지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용인

지금 도련님이 계실만한 곳이라면 한 곳 뿐이니 안내해드리죠.
가는 길이니까요.

한시윤

고마워요.

 

-

사용인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차이수

......

 

-

차이수는 휠체어에 앉아 거대한 수족관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 쪽 벽면을 모두 물로 채운 수족관은 매우 광활하고 넓습니다.
그러나 물고기는 단 한 마리도,
구조물도 없습니다.
그저 푸른 물만 담겨 있는 수족관을 차이수는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네요.

한시윤

(벽면 똑똑 노크) 물 감상하기를 좋아하는 줄은 처음 알았는데.

차이수

아, 선생님. 일어나셨네요.
오신 줄 몰랐어요. 죄송해요.

한시윤

뭐가 그렇게 죄송한 게 많으셔.
뭐하고 있었어?

차이수

아...... (버릇처럼 튀어나온 건지 입가를 매만지다가)
그냥, 이 안에다 뭘 채워 넣으면 만족스러울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물고기들을 넣으면 심심하지 않을까요?

한시윤

수족관에는 원래 물고기가 들어가지 않나?

차이수

그렇죠, 원래는.

한시윤

물고기만 있어 심심할 것 같다면... 상어처럼 큰 녀석들을 집어넣는 것도 괜찮겠지.
상어도 크기만 다르지 같은 물고기니까 심심하려나? (농조)

차이수

뭐... 무서워서 들여다보기 어려워질 정도만 아니면 좋겠네요.
상어는 한 번도 본 적 없지만요.

 

-

그러고보니 지금은 단 둘 뿐이니 그 '부탁'에 대해 물어도 좋겠습니다.

한시윤

...아.
그래서 그 부탁이라는 건?

차이수

아, 그건...
잠깐, 가까이 와주시겠어요? 가까이...

한시윤

뭐길래 그래? (다가갑니다)

차이수

사실, 이 저택에만 있었더니 너무 숨이 막혀요.
선생님처럼, 이 저택을 나가보면 좋을 텐데.
전 이 저택을 나갈 수 없으니까. 그래서 선생님이 절 데리고 바깥에 나가주시면 좋겠어요.
절 방에서 꺼내주셨던 것처럼...

한시윤

네가 바란다면 당연히 해줄 수 있지.
언젠가 너도 이 세상을 둘러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런 저택에서만 살기엔, 세상은 너무나 넓으니까.

 

-

동시에 그런 의문이 듭니다.
차이수는 어째서 당신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일까요?
이 집에 차고 넘치는 것이 사용인들인데요.

한시윤

(... 그 사용인들이 부탁한다고 들어줄 것 같진 않았지만...)
그런데... 넌 이 저택에서 네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거야?
네 한 마디면 다들 들어줄텐데.

차이수

...사용인들은 안돼요.
그들은 절... 제가 어디든 도망가지 못하게,
이 저택에 붙어있게...
아냐, 아니에요. 지금으로서는 다 말씀드릴 수 없어요.
이 집안 모든 곳은 절 보고 있으니까...

한시윤

... 사용인들이?
(무슨 이야기인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지만...) 그 사람들 눈이 들지 않는 곳은 없는 거야?

차이수

...그들은 정말 귀신 같으니까요.
이렇게 가까이가 아니라면 안심되지 않을 정도로...
......

 

-

차이수는 당신과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점점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그러더니 문득, 다가온 당신의 손을 잡고 속닥이듯 말합니다.

차이수

아니면 차라리 선생님께서 저 수조에 다시 갇히는건 어때요?
4년.
무려 4년이 지났어,
언제까지 절 이렇게 버려둘 건가요?
세상 구경이 충분하지 않았어요?

 

-

라고.

한시윤

... 뭐?

 

-

순간 섬뜩한 표정의 차이수의 눈과 마주하면서 바닥이 출렁거리는 것 같은 환각이 겹쳐집니다.
몸이 끈적거리고 물 소리가 가까이 들려옵니다.
그런 반면에 차이수는 소름끼칠만큼 그린듯한 미소를 짓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군요.

 

[ ! ]

이 기이한 모습, 이 기이한 소리들.

 

★ 이성 판정

한시윤, ≪이성≫ 판정

한시윤

cc<=75 이성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대단한 성공

 

-

한시윤, 이성 1 감소.

 

system

[ 한시윤 ] SAN : 75 → 74

차이수

...선생님?

 

-

차이수를 다시 보면 의아한 표정으로 어디가 아프냐는 듯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바닥은 출렁거리지도 않고
물 소리가 들려오지도 않고
몸이 끈적거리는 감각도 없습니다.
아직도 피곤한가요, 한시윤?

한시윤

... 방금 뭐라고 했어?

차이수

네? 저를 이 저택에서 꺼내달라고...
아, 역시... 제 부탁이 갑작스러우시겠죠.

한시윤

아니, 그 다음에...

차이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한시윤

... 아니야, 내가 아직 피로가 덜 풀렸나봐.
네 부탁은 당연히 들어줄 거야.
부담스럽다고 느낀 적 없으니까 혼자 속상해 하지 말라고.

차이수

......그치만...
그래서 부탁드리고 싶은 건 저는 몸이 좀 불편하니까...
선생님께서 이 저택을 좀 살펴봐 주시면 좋겠어요.
나가는 날은 언제가 좋을까...
제 생일 연회가 끝난 다음 날이 좋을까요.

 

-

지나가는 소리처럼 말하지만 그저 농담은 아니겠지요.
다리도 불편해 마음대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한시윤

그래, 그 날이 딱 좋겠네.
근데... 내가 혼자 이 저택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 사용인들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차이수

선생님은 원래 이곳에서 일하셨으니 크게 신경 쓰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제 손님...이라는 명분도 있으니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책임질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한시윤

하하, 아주 든든한 편이 생겼네.
나만 믿어. 열심히 돌아다녀줄테니까.

차이수

네. 저도 이제 슬슬... 약을 먹으러 갈 시간이네요. (회중시계를 보더니)
저... 선생님.

한시윤

응?

차이수

어제처럼 한 번만 쓰다듬어 주시면 안돼요?

한시윤

... 하하! 난 또 뭐라고. 이리와라.
(쓰담쓰담쓰담쓰담...)

차이수

(생각보다 더 부끄럽다...)

한시윤

몸만 컸지 역시 아직 애라니까.

차이수

성인이라니까요.

한시윤

그래, 그러시겠죠~

차이수

읏......

한시윤

이제 얼른 가봐라. 약 먹어야 한다면서?

차이수

...네 나중에 저녁 수업 때, 봬요.

 

-

그 말을 끝으로 이수는 휠체어 바퀴를 움직입니다.
저녁 수업 때 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저택을 돌아보기엔 충분할 것 같네요.

한시윤

(자 그럼... 모험을 시작해볼까.)

 

-

한번 둘러볼까요? 4년 사이에 저택이 많이 바뀌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저택은 [정원]을 포함하여 [1층], [2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구조는 ㅁ 자로 되어있어 저택 안쪽에는 작은 정원이 하나 더 딸려 있습니다.

한시윤

1층부터 천천히 살펴보는게 좋겠지?

 

-

당신은 1층을 먼저 둘러보기 위해 복도를 걷습니다.
그때 문득 창밖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 저택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 같네요.

한시윤

(...?)
(자세히 볼 수 있나요?)

 

-

살펴보면 복장이나 든 가방을 보니 의사 같습니다.
그는 곧 마차를 타고 사용인의 배웅을 받으며 저택을 떠납니다.
딱히 당신이 신경 쓸 사람은 아니겠죠.

 

조사 장소

[ 로비, 창고, 부엌, 식당, 차이수의 방, 집무실 ]

한시윤

(로비부터 살펴봅니다.)

 

-

로비는 여전히 연회를 준비하기 위해 사용인들이 바삐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양쪽 옆으로는 복도가 이어져 있으며 로비의 중앙에는 2층으로 향하는 중앙 계단이 있습니다.
한쪽은 휠체어가 내려갈 수 있도록 민자로 되어있는 길이 나 있어요.
벽면에는 차이수의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액자가 걸려있습니다.

한시윤

(액자 봅니다. 좋으신... 분들이었나?)

 

-

잘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면 살가운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액자를 올려다보고 있는 사이,

 

★ 민첩 판정

한시윤, ≪민첩≫ 판정

한시윤

cc<=70 민첩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6 > 96 > 실패

 

-

앞을 보지 못한 건지 사용인과 크게 부딪힙니다.
온갖 잡동사니들이 바닥에 나뒹구네요.

한시윤

아이고. 괜찮으세요?
안 다치셨나요?

 

사용인

아... 괜찮습니다.

 

-

사용인이 허둥지둥 물건을 줍다보면 그 사이로 톱니바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톱니바퀴는 당신의 손바닥만한 크기네요.
이것도 사용인이 들고다니던 걸까요?

한시윤

(주울 수 있나요?)
(가능하다면 주워봅니다.)

 

-

당신은 톱니바퀴를 줍습니다.
그리고 사용인에게 건네주기 위해 그 얼굴을 보면...

 

[ ! ]

얼굴 한쪽이 크게 파여있는 기괴한 모습을 마주합니다.

한시윤

...?!

 

-

그러니까 마치 안쪽은 작은 기계 부품들로 가득한...
사람이 아닌 기계입니다.

 

★ 이성 판정

한시윤, ≪이성≫ 판정

한시윤

cc<=74 이성 (1D100<=7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1 > 31 > 어려운 성공

 

-

한시윤 이성 1 감소.

 

system

[ 한시윤 ] SAN : 74 → 73

 

-

그 직후 사용인은 다급히 얼굴을 가리고 도망칩니다.
금방 사라져서 잡기는 어렵겠네요.

한시윤

뭐... 였지?

 

-

제대로 본 게 맞긴 할까요.
의문만 깊어집니다.

 

조사 장소

[ 창고, 부엌, 식당, 차이수의 방, 집무실 ]

한시윤

(의아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부엌으로 갑니다.)

 

-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차이수와 사용인들, 그리고 종종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내놓는 주방장이 있는 부엌입니다.
지금은 점심 시간이나 간식 시간이 아니니 많이 바쁘지 않은 듯 주방장도 의자에 앉아 쉬고 있습니다.

 

주방장

뭐하러 오셨소?

한시윤

아, 별건 아니고요. 그냥... 부엌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쉬는데 방해가 됐다면 죄송합니다.

 

주방장

흥, 싱겁기는.

 

-

부엌을 대충 둘러보고 나가려던 참에 주방장이 봉지 하나를 들고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주방장

도련님의 선생이라고 했던가? 이거 들고가쇼.

한시윤

음? 이게 뭐죠?

 

주방장

도련님이 좋아하는 간식이라 늘 만들어 드리고 있는데.
내 다리가 이 모양이라 가져다 주는게 쉽지가 않아서 말이요.

 

-

그의 말을 듣고 다리를 보면 정말로 다리 한쪽이 무릎 아래로 없군요.

한시윤

(이런)
알겠습니다.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주방장

요즘 도련님의 상태가 날로 나빠지는 것 같아 걱정이오.
나를 거두어주었을 때만 해도 두 발로 서 계셨는데.
지금은 두 다리를 잃으셨으니... 아직 어린 분인데 얼마나 상심이 크실지.
아이구, 노인네가 말이 많았군.

한시윤

아, 아닙니다.
그런데... 이수가 다리를 잃은 건, 뭔가 일이 있었던 건가요?

 

주방장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만... 어느 순간 걷지 못하게 되셨네.
지병이 있었던 것 같진 않은데... (턱을 쓸며 고민합니다.)

한시윤

어느 순간... 이라고요.

 

주방장

내가 모르는 사이에 사고라도 당한게 아닐까 추측하네. (끌끌)

한시윤

...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이 저택에 대해 뭔가 더 아시는 게...? (속닥...)

 

주방장

음...? 뭘 궁금해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건 도련님에 관한 것 뿐이야.
사용인들끼리도 그다지 친하진 않거든. 자네도 알잖나. 주인에 대해 알려드는 것도 금기고.

한시윤

... 하하, 그렇죠... 잠깐 이수랑 탐정놀이를 했더니 좀 몰입을 했나봅니다.
이수는 지금까지 잘 지냈나요? 밥은 잘 먹던가요?

 

주방장

솔직히 말하자면 근심은 많지.
음식도 남기는 일이 많으시고...
그래도 어제는 조금 나아보이셨네.
대신 자네가 쓰러져버렸지만 말야.

한시윤

... 면목 없습니다.
어울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만 가볼게요.
식사시간 전까지 편히 쉬시길.

 

주방장

고맙네. 도련님께 잘 전해주게나.

한시윤

맡겨만 주세요.

 

-

그 말을 마지막으로 부엌에서 나옵니다.

 

조사 장소

[ 창고, 식당, 차이수의 방, 집무실 ]

한시윤

(그대로 식당으로 향합니다.)

 

-

이 저택에 처음 온 날, 차이수와 식사했던 그 식당입니다.
식당 내부는 깔끔하고 긴 테이블이 돋보이며 화려한 샹들리에가 눈 요깃거리로 작용합니다.
한쪽 벽면에는 벽난로가 있네요.

한시윤

(큼... 어제 내가 쓰러졌던...)

 

-

안 좋은 기억만 있네요.
음식은 맛있었는데.

한시윤

(앉았던 자리 한번 볼 수 있나요)

 

-

이미 한 번 청소를 한듯 눈에 걸리는 것은 없습니다.
자리는 평범해보입니다.

한시윤

(글쿤.)
(벽난로로 시선 돌립니다.)

 

-

벽난로 속에 시선을 던지면 수 많은 종이들이 불에 타 있는 모습입니다.

한시윤

(...음? 벽난로에 종이를 넣던가?)

 

-

보통은 아니죠.

한시윤

(어떻게 ... 좀 건져볼 수 없나요)
(덜 탄 것들...)

 

-

옆에 있는 부지깽이로 살살 긁어내봅니다.

 

★ 자료조사 어려움 판정

한시윤, ≪자료조사≫ 판정

한시윤

cc<=70 자료조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9 > 39 > 보통 성공

 

-

그렇게 꺼낸 종이에도 딱히 알아볼 수 있는 글자가 없습니다.
너무 많이 탔어요.

한시윤

(이미 늦었나...)
(뭘 태우고 있던 거지...)

 

-

생각만 늘어갑니다.

 

조사 장소

[ 창고, 차이수의 방, 집무실 ]

한시윤

(긁적... 창고로 향합니다)

 

-

당신은 구석진 창고로 걸음을 옮깁니다.
말끔한 창고로 한쪽 벽면에는 포도주를 숙성하고자 넣어둔 오크통이 몇 쌓여있고
나머지는 잡동사니들과 많은 상자들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다만 먼지 한톨 없네요.
나머지 한쪽 벽면에는 나무 문 하나가 있는데 자물쇠로 잠겨져 있습니다.

한시윤

창고도 매번 청소한다 이건가...
(잡동사니나 상자들 좀 살펴봅니다)

 

-

필요한 물건이 있나요?
딱히 지금으로썬 눈에 들어오는 게 없습니다.

한시윤

(필요한 물건... 음. 열쇠같은 건 여기 없나?)

 

-

창고에 열쇠를 숨겨두는 착한 짓은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시윤

(좀 해줘라~~)

 

-

마음 속으로 열심히 항의합니다.
저 자물쇠를 열지 않는 이상 꽝이겠네요.

한시윤

(.... 부술까?)

 

-

가능은 합니다.

한시윤

(아니야... 신사답게 행동해야지.)
(... 그래도 일단 시도는.)

 

-

자아가 충돌합니다.

한시윤

(시도 정도는 괜찮잖아?)
(부수기 시도해봅니다)

 

★ 근력 판정

자물쇠를 부숴볼거라면... 한시윤, ≪근력≫ 판정

한시윤

cc<=65 근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4 > 64 > 보통 성공

 

-

당신은 손에 힘을 주고 억지로 문고리를 돌립니다.
덜걱거리던 자물쇠는 녹이 슬었던 건지 생각보다 쉽게 부서집니다.

한시윤

앗, 안돼!
보통 이런 건 실패해서 아 역시 안 되나~... 하고 돌아가는 상황이잖아?...
...
뭐, 어쩔 수 없나. 열렸으니...

 

-

여긴 어디처럼 클리셰 세계관은 아닌가 봅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한시윤

으스스한데?
이런 공간... 역시 대저택의 비밀이란...
(내려가봅니다.)

 

-

계단의 끝으로 내려가자 철문 하나가 당신을 막아 섭니다.
철문의 손잡이에는 열쇠 구멍이 있군요.
대저택의 보안이란...

한시윤

보안 참 철저하네! (훌륭하십니다)

 

-

극찬합니다.

한시윤

(아쉬운 마음으로 일단 다시 올라갑니다...)

 

-

이런 문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며 다시 복도로 돌아나옵니다.

 

조사 장소

[ 차이수의 방, 집무실 ]

한시윤

(방에는 이수가 있으려나? 흠, 일단 집무실부터 가봐야지.)

 

-

당신은 조심스래 집무실의 문을 엽니다.
돌아가신 부모를 대신해 차이수가 집안의 업무를 보는 곳으로 책상에는 서류들이 꽤 쌓여있는 상태이며
집무실에서도 손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작은 탁자와 소파가 놓여 있는 아담한 구조 입니다.
벽면에는 오래된 고딕형식의 책장이 두개 놓여져 있으며 서적이 빽빽하게 들어있군요.

한시윤

... 호오. (책상 위 서류들 살펴봅니다.)
(근데 이런 거 막 봐도 되나?)

 

-

액수가 적혀있는 것을 보니 파티에 쓰는 예산안으로 보입니다.
중요한 서류는 이렇게 무방비하게 올려두지 않았겠죠.
더 살펴봐도 파티 명단... 정도 입니다. 당신은 가문 간 관계에 대해 모르니까요.

한시윤

(흠.)
(흥미를 잃고 떠난다.)

 

-

떠난다...

한시윤

(책장이나 둘러봅니다.)

 

-

책이 나란히 꽂혀있는 책장을 살피다보면 맨 하단 왼쪽 한 켠이 비워져 있습니다.
딱 책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네요.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7 > 97 > 실패
(실환가)

 

-

당신은 그 사이에 손을 밀어넣어봅니다.
아야!
책장 모서리에 튀어나온 못에 찔린 듯 손가락에서 피가 납니다.

한시윤

(아야!)

 

-

한시윤 체력 1 감소.

 

system

[ 한시윤 ] HP : 13 → 12

 

-

그래도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열쇠가 있었으니까요!

한시윤

불행 중 다행이군...

 

-

열쇠에는 이수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한시윤

음? 이수 방 열쇠인가?

 

-

지금은 알 수 없네요.
1층에 남은 곳은 차이수의 방 뿐입니다.
2층과 정원 또한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한시윤

... 정원이나 가볼까.
(실내만 너무 많이 돌아다녔어.)

 

-

그렇게 정원으로 걸음을 돌립니다.

 

조사 장소

[ 바깥 정원, 안쪽 정원 ]

한시윤

(안쪽부터!)

 

-

안쪽 정원에는 가제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이비 식물들이 기둥에 달려있고 은은한 조명이 있습니다.
가제보 뒷편에는 분수대가 있고 그 앞에서 티파티를 할 수 있도록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네요.

한시윤

정원 예쁘네~

 

-

그래도 매일 이런 곳만 보면 질리겠지 싶습니다.

한시윤

(음... 그렇겠군.)
(테이블 보러 갑니다.)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2 > 22 > 어려운 성공

 

-

백색 알약 하나가 수풀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한시윤

약? (주워봅니다.)

 

-

이 약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당신은 약에 대해 잘 아나요?

한시윤

(음...)
(솔직히 전혀. 내가 약사나 의사도 아니고.)

 

★ 지능 극단적 판정

한시윤, ≪지능≫ 판정

한시윤

cc<=55 지능/아이디어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이 약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시중에서 쓰이는 해열제나 수면제처럼 평범한 약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요...

한시윤

(흠... 맞춤제작... 뭐 그런 느낌인 건가.)

 

-

약학은 확실히 당신의 전공은 아니네요.
더 알 수 있는 건 없어보입니다.

한시윤

(약 종류 따위 알아서 뭐하리.)

 

-

팽~

한시윤

(일단 약은 챙깁니다.)
(줍줍... 혹시 모르니까.)

 

-

약만 챙깁니다.
남은 곳은 바깥 정원입니다.

한시윤

(바깥도 살펴보러 고고)

 

-

바깥 정원은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정원으로 보기 좋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정문과 저택을 사이로 두고 있어 정원이라기보단 마당에 가깝습니다만,
넓고 화려하게 꾸며놓은 걸 보니 바깥 정원이라고 칭하고 싶은가 봅니다.
정원을 걷다보면 먼 저편에 작은 호수가 둥글게 이어져 있습니다.
호수 정 가운데에는 큰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그 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 근처에는 작은 나룻배가 정박해 있는 게 보이네요.

한시윤

무슨 집 정원에 배가...

 

-

나룻배가 있는 건 신기하네요.

한시윤

이런 정원은 어떻게 관리하는건지... 대단하다니까.

 

-

사용인이 많은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한시윤

(좋은 구경하다 갑니다. _ _) )
(이수 방으로 가볼까 이제.)

 

-

짧은 정원 탐방을 마치고 다시 저택으로 들어갑니다.
차이수가 사용하는 방 입니다.
침대에 누가 누워있는 것 같은데...
당연하게도 이수네요.

한시윤

(자는 건가?)

 

-

가까이 다가가보나요?

한시윤

(네 확인해봅니다)
(깨는 건 아니겠지?)

 

-

약을 먹고 잠든 건지 당신이 다가가도 눈을 뜨진 않습니다.
잠들어 있는 모습이 마냥 시체 같은게, 죽은 건 아닌가 싶지만
다행히 숨은 미약하게 쉬며 수면 상태군요.

한시윤

(...이게 그 죽은 듯이 잔다의 표본인가.)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6 > 96 > 실패

 

-

당신은 차이수의 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물러나기로 합니다.
대신 방을 조금 둘러볼까요.
그의 방은 책상과 책장, 사물함 등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넓은 방과는 달리 꽤나 단촐한 느낌입니다.
벽의 한 면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한시윤

(음? 커튼쪽으로 다가가봅니다.)
(뒤에 창문이 있나?)

 

-

조금 신경 쓰이네요.
커튼을 걷어보자 그 뒤에는 문 하나가 있습니다.

한시윤

(이 저택 문이 너무 많아.)
(잠겨있나?)

 

-

밀어도 당겨도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 구멍조차 보이지 않네요.
그 바닥에는 이상한 부품들이 마구잡이로 떨어져 있습니다.

한시윤

(응?)
(뭐야 이건 또.)

 

-

그런 부품들이 떨어진 곳을 향해 눈길을 쫓다보면
문득 시선이 닿는 곳에는 차이수의 붉어진 손이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맨 손으로 부순 것만 같은 느낌.

한시윤

(...?)

 

-

이수의 몸을 좀 더 살펴보나요?

한시윤

(살펴봅니다.)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7 > 47 > 보통 성공

 

-

소매를 살며시 걷어보자...
온통 멍투성이입니다.
팔만 이런 게 아닌 것 같아요.
조금 전엔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수의 표정이 상당히 괴로워 보입니다.

한시윤

(얘 몸이 왜이래?)
(조심스럽게 이수 머리 쓰다듬어줍니다. 악몽이라도 꾸는 건가...)

 

-

당신의 손길에도 미약한 떨림만 느껴집니다.
괴로운 얼굴임에도 이수는 작은 소리 하나 내지 않습니다.
정말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 건지 몸상태가 좋지 않은 건지 당신으로선 판단할 길이 없네요.

한시윤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나...)

 

-

손수건이 있다면 땀이라도 닦아주면 좋겠죠.
그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한시윤

(그래도 뭐든 해주고 싶은걸.)
(손수건... 이 있던가. 급한대로 소매로 땀 좀 닦아줍니다.)

 

-

당신은 땀을 닦아내고 달라붙은 머리카락들을 정리해줍니다.
이수는 당신의 손길에 살짝 기대어 옵니다. 여전히 의식은 없지만요.

한시윤

(가뜩이나 약한 놈이 뭘 또 아프고 그래...)
(적당히 토닥여주다가 손 조심스럽게 무릅니다.)

 

-

평소라면 아쉬운 눈길을 보냈을 텐데, 감은 눈에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냈네요.

한시윤

(어쩔 수 없지...)
(다른 곳에서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이제 2층만 남았나.)

 

-

당신은 가까스로 걸음을 떼고 방문을 닫습니다.
남은 건 2층이네요.

 

조사 장소

[ 서재, 응접실, 한시윤의 방, 수족관이 있는 방, 빈 방 ]

한시윤

(응접실부터 살펴봅니다)

 

-

손님이 오면 이 방에 손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하는 장소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넓은 창문이 2개 있고 탁자에는 작은 미니 화분이 올려져 있으며 소파는 깔끔한 것이 정갈한 분위기의 방 입니다.
창문 너머로는 많은 나무들이 있고 넓은 정원이 보입니다.
정원 너머의 입구에는 사용인 하나가 마당을 쓸고 있네요.
손님이 있어야 쓸모가 있으려니 싶습니다.
물론 당신이 접객을 할 건 아니겠지만요.

한시윤

응접실이 너무 썰렁해도 안 좋아...
저택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곳인데.
이 저택답다고 해야할지...
(어깨 으쓱이며 방 밖으로 나섭니다.)

 

조사 장소

[ 서재, 한시윤의 방, 수족관이 있는 방, 빈 방 ]

한시윤

(... 수족관이나 가볼까? 신경 쓰였는데.)

 

-

제일 신경 쓰이던 수족관 방으로 걸음을 돌립니다.
거대한 수족관이지만 여전히 물만 가득 차있을 뿐, 안에 들어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검은 방이지만 수족관에 들어선 빛으로만으로도 충분히 밝습니다.
그 안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더 깊어 보인다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주변이 울렁거립니다.

 

[ ! ]

아, 또 입니다.
또 토가 나올 것 같아요.
왜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진걸까요?

한시윤

(아, 진짜 별로네 이거...)

 

-

자신도 모르게 주춤,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한시윤

(모르는 사이에 뭔 트라우마라도 생긴 거 아니야?)

 

-

그리고 나도 모르게 벽면을 짚은 것 같은데... 무언가 움푹 들어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벽에서 문만한 크기가 옆으로 밀려 열리더니 물비린내가 납니다.
그래도 시체 썩는 냄새가 아닌게 어딘가요.
이 방은 뭐죠?

한시윤

뭐, 뭐 이렇게 숨겨진 것들이 많아...?
(방 둘러봅니다.)

 

-

당신은 천천히 방안을 살핍니다.
그 방 안에 있는 것은...

차이수?

......

 

[ ! ]

힘 없는 관절 인형처럼 겹겹이 쌓여서 널부러진 차이수입니다.
아니,
차이수들 입니다.

 

★ 이성 판정

한시윤, ≪이성≫ 판정

한시윤

cc<=73 이성 (1D100<=7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2 > 52 > 보통 성공

 

-

한시윤 이성 1 감소.

 

system

[ 한시윤 ] SAN : 73 → 72

한시윤

...이게 뭐야?

 

-

물범벅인 채, 맨 아랫 것부터 심하게 비린내가 납니다.
마치 생선처럼요.
모두 움직임이 없고 눈에는 안광이 없습니다.

한시윤

(윽...)
(... 살펴볼 수 있나요)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

이것들이 모두 차이수의 모습을 한 가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발바닥에는 모두 하나같이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37, 62, 55...
다 무슨 숫자들 일까요?

한시윤

(몰라... 알겠냐고 그런거.)
(기분 나빠...)

 

-

도대체 이 저택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한시윤

(왜 이런 가짜들이...)
...
(별로 생각하고 싶진 않네...)
(나가는 건... 들어왔던 곳 그대로?)

 

-

네. 돌아나올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구역질이 날 정도라, 이 방에 더 머물기도 싫어지네요.

한시윤

(서둘러 방 밖으로 나갑니다.)
(이런 곳에서 시간 보내고 싶지 않아.)

 

-

이 방 자체가 지나치게 불쾌합니다.
다른 곳을 둘러보는게 좋겠어요.

 

조사 장소

[ 서재, 한시윤의 방, 빈 방 ]

한시윤

(음... 서재로 갈까.)

 

-

당신은 천천히 서재로 향합니다.
서재에는 많은 책들이 차 있는 책장과 앉아서 책이나 볼 일을 볼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협탁과 의자가 있습니다.
협탁에는 여러가지가 올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이수가 좋아했던 것들도 보입니다.
당신이 읽어줬던 책이라던가...

한시윤

와, 오랜만에 보네 이 책들...

 

-

여러 번 돌려 읽었는지 커버가 낡았네요.

한시윤

이 책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

당신이 남겨둔 것은 얼마 없었으니까요.
얼마 없었다, 정도가 아니던가.
아무튼 협탁에 있는 것들을 좀 더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

...그 책 읽지 마시고 내려두세요.

 

★ 관찰력 판정

다시 한 번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0 > 90 > 실패
(음...)

 

-

너무 오래 추억을 곱씹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한시윤

(집중해! 뺨 짝짝)

 

★ 관찰력 판정

집중하고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보통 성공

 

-

뺨을 짝짝 치고나서 눈을 뜨면 서류들 사이에 엽서같은 재질의 작은 종이가 뒤집어져 있는게 보입니다.

한시윤

응?
(종이 꺼내봅니다.)

 

-

그 종이에는 [ 물고기 관람회 ] 라고 적혀 있군요.
물고기 관람회가 뭘까요?

한시윤

물고기 관람회...?

 

-

그 아래에는 작게 [ 매일, 12시 자정 ] 하고 덧붙여져 있는 채 입니다.

한시윤

12시 자정... 위치는?

 

-

적혀있지 않네요.

한시윤

(엥.)

 

-

어쩐지 신경 쓰이는 문구입니다.
챙겨둘까요?

한시윤

(챙깁니다.)
물고기 관람회... 수족관을 말하는 걸까. (의문 품은 채 책장으로 발걸음 옮깁니다.)

 

-

책장에는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습니다.
어렴풋한 옛날 생각만 나네요.
이곳에 더 있다간 향수병에 시달릴 것 같으니 이만 물러나는게 좋겠습니다.

한시윤

(으-음. 끄덕끄덕.)
(빈방으로 가자.)

 

-

당신은 발걸음을 돌립니다.
빈 방은 넓지만 벽면에 걸려있는 액자를 비롯한 모든 가구가 하얀 천으로 덮여져 있습니다.
차이수의 부모님이 지냈던 방인 듯 하네요.
하얀 천을 들추면 침대나 책상, 책장과 옷장이 있습니다.
침대는 킹 사이즈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옷장은 전 주인이였던 이들의 옷을 처분했기에 더 다른 것이 없습니다.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3 > 83 > 실패

 

-

음... 어디를 좀 더 자세히 볼까요?

한시윤

(침대 살펴봅니다.)
(더 큰 사이즈여도 괜찮았을텐데.)

 

-

침대를 쭈욱 살펴봅니다.
그리고 침대 맡 헤드 사이에 숨겨진 책이 하나 끼어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시윤

이건 왜 안 치웠지?
(책 꺼내봅니다.)

 

-

일기 같은 형식의 다이어리로 몇 페이지 적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원래도 누런 질감의 종이라서 그런지 글씨가 바래져 있어 제대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 자료조사 판정

한시윤, ≪자료조사≫ 판정

한시윤

cc<=70 자료조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보통 성공

 

-

당신은 페이지를 하나씩 넘겨봅니다.
일기는 세 페이지 정도만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한시윤

... 죽어?

 

-

이 일기에 따르면...

 

[ ! ]

차이수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기라도 했다는걸까요?

한시윤

...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가 있다고?
그런 건 들어본 적도 없는데...
아니, 애초에 이수가...?
으. 뭐냐고 이 일기는... 머리만 더 복잡해졌잖아.

 

-

안 그래도 복잡한 머리가 더 심란해집니다.
이 일기의 내용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네요.
하지만 그래도 시간은 갑니다.
곧 있으면 수업을 시작할 시간이에요.
마지막으로 당신의 방에 가볼 수 있습니다.

한시윤

(일기는... 두고 가자.)
(방으로 향합니다.)

 

-

당신은 방문 앞에서부터 무언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방 안은 누군가가 다녀갔는지 엉망입니다.
옷장도 열려있고 책상에 놓여진 책이나 서류들도 어질러져 있군요.

한시윤

이게 뭔...

 

-

대체 누구의 소행일까요, 당신의 방에서 무엇을 찾으려 한 걸까요?
다행히 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시윤

... 나 같은 녀석이 또 있던 건가.
(대충 치울 수 있는 건 정리해봅니다...)

 

-

손에 닿는 것들을 얼른 정리합니다.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어요.
책도 있으니... 슬슬 방 밖으로 나갈까요.

한시윤

(좋아. 이제 수업하러 가보자.)

 

-

방을 다시 나서기 위해 문 손잡이를 당기던 순간
바로 문 앞에 사용인 한명이 서 있습니다.
그 방 앞에 서 있던 사용인은 멍하니 당신을 바라보다
기계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사용인

열쇠를 돌려놓으십시오.

한시윤

... 네?
열쇠요?

 

사용인

두 번 말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한시윤

... 아.
으음... 무슨 열쇠를 말하시는 건지 잘.

 

사용인

시치미 떼지 마십시오.

한시윤

(아이고. 단호해라.)

 

-

그 말을 끝으로 사용인은 거칠게 당신의 팔목을 잡습니다.
힘으로라도 뺏으려는 것 같아요.

한시윤

잠깐,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 근력 판정

한시윤, ≪근력≫ 판정

한시윤

cc<=65 근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7 > 97 > 실패

 

-

그 손아귀가 옥죄어옵니다.
한시윤 체력 1 감소.

 

system

[ 한시윤 ] HP : 12 → 11

 

-

어떻게든 떨쳐내야 합니다.

한시윤

말로 합시다, 말로!

 

★ 근력 판정

한시윤, ≪근력≫ 판정

한시윤

cc<=65 근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퍽 하고 사용인을 밀쳐냅니다.
그러자 그는 그대로 바닥에 늘어져 쓰러져버리고 맙니다.

한시윤

엇. 잠깐. 저기요? 괜찮아요?

 

-

놀라 사용인의 상태를 살펴보면 몸에서 연기가 납니다.
마치 기계처럼요.
그 품에는 네모 반듯한 플라스틱 하얀색 카드가 있습니다.

한시윤

아까 그 사용인도 그렇고... 이 집안은 다 기계... 만 있는 거야?
(뭐냐고...)
(카드 조심스럽게 줍습니다.)

 

-

찝찝하기 짝이 없네요.
슬슬 발로 밀어둡니다.

한시윤

이건 뭐지? (카드 살펴봅니다...)

 

-

무슨 용도인지 알 수가 없네요.
사용인들 사이에서 쓰는 카드인지 뭔지.
지금에선 추측만 가능합니다.

한시윤

(하.) 의문 투성이네.
... 이러다 늦겠어.

 

-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난걸 알려주듯 밖은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수업을 하러 가야겠군요.
하지만 저택을 둘러보며 발견한 것들을 보고 수업이 제대로 진행 될 수나 있을런지요.
착잡한 마음과 함께 발걸음을 옮깁니다.
차이수의 방으로 다시 찾아가면 이수는 휠체어에 앉은 채 탁자에 미리 와 있습니다.

차이수

아, 선생님 오셨어요?
조금 늦으신 거 아녜요?

 

-

장난스러운 말과 함께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차이수 입니다.

한시윤

...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많이 기다렸니?

차이수

아뇨,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도 않았어요.
어쨌든 와주셨으니까요.

한시윤

기특하네. 그럼 이제 수업 시작할까?

차이수

오늘 준비해두신 수업이 있으세요?

한시윤

... 사실 오늘은 수업 준비를 못했어.
갑자기 돌아온 거기도 하고...
너도 이제 다 컸으니, 내가 무얼 더 가르쳐줘야할지 모르겠구나.
그래서 오늘은 네가 하고 싶은 걸 같이 해보는 게 어떤가 싶은데.

차이수

아... 그렇긴 하죠. 너무 갑작스러웠으니까...
oO(내가하고싶은거?)
음... 저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여행기... 들려주신다고 하셨으니까.

한시윤

응?
... 내 수업인데 결국 내 이야기만 하게 되는 꼴이라니.
준비 못한 선생에겐 부끄러움만 있으라는 걸까 이게. (농담)

차이수

그, 그런 뜻이 아니라.
저는 선생님의 말을 더 듣고 싶단 말이예요...

한시윤

하하, 농담이다, 농담.
제자에게 좋은 이야기 들려줄 기회를 마다할 선생은 없지.
흠... 어디보자... 무슨 이야기가 좋을까.

차이수

...돌아다니면서 사람도 많이 만나셨어요?

한시윤

사람? 그럼! 당연히 많이 만나고 말고.
여행 다니면서 사람을 안 만난 날을 세는 게 더 쉬울 거다.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

차이수

자, 잠깐 거기까지...!

한시윤

응? 왜, 사람 이야기는 별로야?

차이수

(기껏 만났는데 선생님 입에서 다른 사람 얘기를 듣고 싶지는 않다.)
어... 그...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까...

한시윤

아하, 그런 거구나.
난 또 네가 사람들을 싫어하는 줄 알고 걱정했잖니.

차이수

그런 건 아니예요.
(좀 더 나한테 집중을...)
(머리 싸매기)

한시윤

(아!) 여행지에서 재밌었던 일이 하나 있는데. 말해줄까?

차이수

네, 네? (퍼뜩)

한시윤

별로 안 내키니?
아픈 건 아니지?

차이수

아... 아니예요. 궁금해요. 그 이야기...

한시윤

내가 어느 나라를 갔을 때였더라...
(곰곰... 이내 떠올랐는지 과장과 구현까지 넣어가며 즐겁게 이야기합니다. 내용은... 대충, 목적지를 지나쳐서 완전히 딴 나라로 가버릴 뻔했지만 본인과 같은 상황의 여행객을 만나고 만나고 만나고... 그렇게 불어난 단체와 함께 무사히 각자의 목적지로 도착했다는...)
(실없는 이야기 그 자체.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 그랬던 적이 있었지. 정말 웃겼다니까.
나 같은 피해자가 그렇게 많은 걸 보면 그 열차의 설계가 잘못 된 걸거야.

차이수

많이 당황스러우셨겠네요.
그래도... 오랜만에 선생님이 웃는 모습을 보니까 좋아요.

한시윤

기껏 재밌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웃는 것만 보고.

차이수

뭐 어때요. 내용도 잘 들었는 걸요.
...즐거우셨던 거죠? 잔뜩 웃으셨던 거죠?

한시윤

... 그래, 아주 즐거웠어. 목적지를 놓친 선택을 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도 이런 즐거움을 겪게 해줘야 하는데 말이다.

차이수

아하하...
그래도 선생님께서 들려주셨잖아요. 제대로.
(살짝 휠체어를 끌어 당신 앞으로 간다.)
저... 제가 즐겁지 않을까봐 걱정이라면...
머리라도 다시 묶어주시지 않을래요? 그거면 저는 좋을 것 같아요.

한시윤

넌 바라는 게 너무 소박해서 문제야.
(으이구. 머리 한번 쓰다듬고) 좋아, 묶어주마. 뒤돌아봐.
정말 이거면 되겠어?

차이수

그...
네.
(더 말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한시윤

머리끈은 있고?

차이수

여기... 원래 묶고 있던 게 있으니까요. (머리를 푸르고 리본을 당신 손에 올려준다.)

한시윤

(리본 입에 물고 이수의 머리카락 매만집니다. 어떤 스타일이 좋을까.)

차이수

(심장 터져서 죽을 것 같다.)

한시윤

높게 묶어보는 건 어때? 아니면... 반만 묶는 것도 좋고. 나처럼 하나로 묶는 건? (이리저리 머리카락 모양 바꿔봄...)
(미용사인줄.)
(어쩐지 얘가 더 재밌어 하는 것 같다.)

차이수

서, 선생님 눈에는...
어떤 게 더 예뻐보여요?

한시윤

응? 내 눈엔 뭔들 다 잘 어울리지.
우리 도련님한테 안 예쁜 스타일이 있을리가.

차이수

(진짜 심장 멎을 것 같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한시윤

... 얼굴이 좀 빨간 것 같은데, 괜찮은 거야?
아프면 꼭 말해. 참으면 병 난다.

차이수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괜찮, 괜찮아요... (팔로 얼굴 가린다. 혀 씹었나.)

한시윤

(머리는 어느새 깔끔하게 묶여있다. 단정한 로우번 스타일.)
이곳저곳에서 배운 실력이 아직 안 녹슬었구만. (중얼)
어때, 거슬리지 않게 깔끔하게 정리해서 묶어봤어.

차이수

(동글동글...)
마음에 들어요. 정말. (살짝 허전해진 뒷목 쓸어내린다.)

한시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지금 시간이 얼마나 됐나...)

 

-

이야기 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갔습니다.
원한다면 여기서 자리를 파해도 괜찮겠어요.
이게 마지막 일과도 아니니까요.

한시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다음 일정은 뭐니?

차이수

(벌써...?)
어... 곧 저녁이 준비 될 거예요.
선생님도 같이 가실래요? (아쉽다. 아쉬움. 아쉬운 표정.)

한시윤

(흠...)
선생님은 다음에 따로 할일이 있어서 그건 힘들겠는데? (놀리고 싶다...)

차이수

...네?
아, 그, 바쁘시겠죠... 선생님 일이 있을 수도 있고...
저랑만 있을 수도 없는 거고...
(그러면서도 못내 아쉬운지 꾸욱 당신의 소매 끝을 잡습니다.)

한시윤

(...큭큭. 아, 웃으면 안 되는데.)

차이수

...?

한시윤

장난이야. 내가 여기서 할 게 뭐가 있겠니.
선생님이랑 헤어지는 게 그렇게 아쉬웠어? (네 머리 쓰담...)

차이수

그, 그야...
당연하잖아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왜 그런 장난을 치신 거예요?

한시윤

네가 이렇게 순진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으니까.
그리고 뭐... 반응이 귀여우니까?

차이수

(역시 애 같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한시윤

이제 슬슬 이동할까?

차이수

아, 네......
(조금 토라졌다.)
(진짜 바보바보 내 마음 같은 건 하나도 모르면서 무슨 선생님이야.)

한시윤

(바보)

 

-

쬐끔 슬퍼진 차이수의 휠체어를 끌고 두 사람은 방을 나섭니다.
.
.
.

 

제 3장

고래의 뱃속에서 울리는 이상한 소리

 

-

수업을 진행하고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고...
당신이 잠자리에 들기 이전까지 놀랍게도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차이수도 평온해 보였고 머리가 아프지도 않았고요.
이상한 저택의 분위기에 익숙해 진다는게 이런 기분일까요?
이수와 대화를 하더라도 평소처럼 골려주고 싶은 반응 뿐이었고
수상한 건덕지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상하군요.

아무튼 당신은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하고 잠을 잡니다.
......
그렇게 잠이 든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당신의 문 밖으로 누군가가 지나가는지 아래 문 틈 사이로 여러 불빛들이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합니다.
시간을 보면 한참 소등을 하고 잠이 들어있어야 할 11시 반 인데요.

한시윤

(또 뭐야...?)

 

-

뭘 그렇게 바쁘게들 지나가는건지...
피곤하지만 신경이 쓰이니 나가볼까요?

한시윤

(비척비척... 나가봅니다.)

 

-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면
일제히 사용인들이 줄을 서서 2인 1조로 손에는 등불을 쥐고 어딘가로 가고 있습니다.
어딜 가는걸까요?

한시윤

(엥...)
(어디로 가는거지?)

 

-

그들은 저택 1층의 창고로 가고 있습니다.
따라가보나요?

한시윤

(창고라면... 아까 그곳?)
(따라가봅니다.)

 

-

창고로 향하던 중간,
계단을 타고 내려가다 우연히 바깥의 창문을 바라봅니다.

 

[ ! ]

마당에 많은 마차가 서 있네요.

 

-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저 많은 마차들이 있는걸까요?
마차 안의 불빛은 모두 꺼져 있는 채로 주차가 되어 있을 뿐입니다.

한시윤

(...?)

 

-

마저 창고로 걸음을 옮기면, 철문이 당신의 앞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한시윤

(사용인들은?)

 

-

이미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사용인이 당신에게서 빼앗으려던 열쇠가 있었죠.

한시윤

(여기에 맞는 열쇠길...)
(열쇠로 문 열어봅니다.)

 

-

더 깊은 지하로 연결된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을 계속해서 내려가다보면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오네요.

한시윤

(눈에 안 띄게 최대한 접근해봅니다.)

 

-

그 소리를 따라가다보면...
그곳은 넓은 홀입니다.

한시윤

(집 지하에 이런 곳이...?)

 

-

많은 사람들이 있고 사용인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대단한 성공

 

-

신은 주의깊게 모여있는 사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척 보아도 신문에서 거론될 만한 유명 인사들과 고위 귀족임을 알리듯
꽤 고급진 차림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곳에서 뭘 하고 있는거죠?

한시윤

(진짜 뭐야?)

 

-

모인 이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사용인 하나가 와서 당신에게 인사를 합니다.

 

사용인

초대권이 있으십니까?

한시윤

(...음, 내가 가지고 있는 건...)
(하얀색 카드 꺼내봅니다.)
(아, 아니지.)
(관람회 티켓...? 으로 바꿔 꺼냅니다.)

 

사용인

...확인했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사용인은 그 관람권을 회수하고 돌아갑니다.

한시윤

(이게 물고기 관람회... 라는 건가?)

 

-

많은 사람들이 이 늦은 밤에 단체로 모여 웃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로 모인걸까요?
더군다나 화려한 복장들 사이 단촐한 차림인 사람은 당신 뿐이니 사람들의 시선이 여간 유하지만은 않습니다.

한시윤

(진정한 귀족은 티를 내지 않는 법이라고!)

 

-

그런 당신에게 참석자로 보이는 한 사람이 다가옵니다.

 

???

안녕하세요, 그 쪽도 아름다운 인어를 관람하러 오셨죠?

한시윤

(인어...?)
음, 네. 뭐. 그런 셈이죠...
근데 다들 어떻게 알고 이렇게 찾아오는 건가요?

 

???

저는 꽤나 오래된 전시로 압니다만? 입소문이 있겠죠.
저도 표를 겨우 구했을 정도니까요. 어찌나 힘들던지 암표를 구해야하나 했습니다.

한시윤

...아하? 오래된 전시... 그렇군요...
(그렇게 인기 있는 거라고...?)

 

안명하

저는 안명하라고 합니다. (쿨럭) 드레스 코드가 유별나긴 하지만 이곳에 있으신 걸 보면 꽤 있는 집안의 자제분이시겠죠?

한시윤

반갑습니다, 명하 씨. (...) 원래 부유한 자일수록 티를 내지 않는 법이죠. 숨겨도 숨겨지지 않는 귀티라는 게 있으니 말입니다. (하하하.)

 

안명하

하하... 그렇군요. 검소한 편이신가봅니다. (콜록)

한시윤

... 계속 기침을 하시는데... 어디 몸이 안 좋으십니까?

 

안명하

아,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오랜 지병이니까요.

 

-

안명하라는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새 장내의 불빛이 모두 꺼지고

 

사회자

곧 물고기 관람회가 시작됩니다!

 

-

하고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한시윤

오, 시작하나봐요. (소곤.)
(대체 뭘 하려는 건지 보자.)

 

-

안명하 역시 기대되는지 박수를 짝짝 치고, 연달아 다른 이들이 따라서 박수를 칩니다.
기묘한 분위기네요.
그 분위기에 맞춰 맨 앞쪽의 벽이 옆으로 밀리면서,
익숙한 수족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택 2층에도 수족관이 있지 않던가요?
아무것도 없는 물만 들어있는 거대하고 빈 수족관.
그리고 순간 사람들의 미친 환호성 소리가 들려오면서
풍덩,
무언가가 수족관 안으로 들어옵니다.
물 속에서 힘 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과 눈을 마주합니다.

 

[ ! ]

당신은 물 속에 힘 없이 빠져 바닥으로 추락하는 '차이수'와 눈을 마주합니다.

 

-

저 공허한 눈빛,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표정,
차이수는 시선을 움직여 이 공간을 흝어보다가

차이수

......!

 

-

당신과 눈이 제대로 마주친 순간 놀란 표정을 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라앉던 방금과는 달리
당신 쪽으로 손을 뻗습니다.
그렇지만 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여전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그런 차이수의 노력을 사람들은 그저 물고기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하는지
'오늘은 꽤 생동적으로 움직이는군요!'
하고나 감상을 하고 있군요?

한시윤

(다들 정신이 나간거야...?!)

 

-

......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당신은 어떠한 일을 회상합니다.

'시윤이 형, 요즘은 왜 웃지 않아요?'
차이수의 목소리 입니다.

자유롭게 바다를 유영하던 당신은 그물에 걸려 누군가에게 붙잡히고 갇히게 되었습니다.
작은 수족관에 갇혀 당신의 값을 경매로 매기는 사람들,
당신은 화려한 가격에 어느 저택 부자에게 낙찰되었습니다.
그 가격에 낙찰된 이유는...
당신의 다리가 물고기라서 그런 걸까요?
당신이 저택에 온 이후로 아무것도 없는 거대한 수족관에만 갇혀 살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세계는 그것이 전부였죠.
그나마 다른 점이라면,
날마다 찾아오던 손님이라고 해야 할까요.
밤에는 많은 손님들이 당신이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것을 구경했고
낮에는 그 저택 주인 부부의 자식이 다녀갔습니다.
차이수였죠.
차이수는 처음부터 당신에게 살가운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모습은 수족관에 있는 갇혀있는 당신보다도 죽은 물고기를 닮아있었죠.
그래서 당신은 말을 걸었습니다.
그건 동정이었나요?
당신의 천성이었을까요?

한시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남들과 다른 눈빛을 보내줘서. 갇혀있는 건 나인데도, 내게 보이는 네 모습이 너무 외로워 보여서.)
(타인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깨달은 것은 이미 물이 엎질러지고 난 뒤였다.)
(...충동적이었다. 나 자신조차도 무슨 마음으로 그랬는지 모르게. 그저... 가까워지고 싶었다.)

 

-

당신의 충동을 시작으로 시간이 쌓일수록, 차이수는 점점 당신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차이수는 투명한 유리벽에 머리를 기댔고
당신은 그 위를 쓸기도 했었죠.
그 너머의 감촉을 상상하면서요.
그렇게 두 사람이 보내는 시간은 천천히 늘어만 갔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은 차이수에게 위로가 되었을지언정
당신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죠.
밤이면 당신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그 수많은 눈들이 부담스러웠고
정신은 갉아먹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깥을 향한 갈망은 끊임없이 치밀었죠.
그런 당신을 바라보는 눈들 중 차이수는…

 

[ ! ]

당신에게 애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

애정, 욕망, 사랑...
무엇이라 표현한들 그때의 당신에겐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형을 도와주겠다,
내보내 주겠다,
바다로 돌려 보내 주겠다 하는데요.
결국 당신이 차이수에게 말했습니다.

 

[ ! ]

제발 자신을 이 숨막히는 물 속에서 구원해 달라고요.

 

-

그 말을 들은 이수는 어떤 표정을 지었더라.
기억은 물거품처럼 사라집니다.
아스라히 사라지던 것들 사이에서 당신을 건져낸 목소리는…

어린 차이수

...시윤이 형, 전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
그러니까… 저 대신에 많은 세상을 구경해요.
전, 저는…
형이 웃는 모습이 좋아요.
항상 먼저 말을 걸어줬던 것도,
머리를 만져주려 했던 것도,
이수야, 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불러줬던 것도...
전부,
전부 좋아해서......
그래서… 예전처럼 다시 웃었으면 하니까.
자유를 드릴게요.
형은 이제 자유인 거예요.
이 옷을 입고 곧바로 이 저택을 나가요, 알았죠?

 

-

당신의 다리는 어느새 물고기가 아니라 인간의 다리로 변했고,
차이수는 칼로 자신의 가정교사를 죽이고 옷을 벗겨 당신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 저택을 나가기 위해 당신의 손을 잡고 뛰지만
사용인들의 저지로 인해 차이수가 붙잡힙니다.

 

[ ! ]

그러나 당신은 도망쳐야 했습니다.
자유를 위해서라면 이 저택에서 도망쳐야만 했습니다.

 

-

그리하여 차이수가 당신의 이름을 외치고,
당신은 사용인들로부터 도망치며 괴로운 차이수의 비명소리를 듣고 회상이 끝나 버립니다.
.
...
.....

 

[ ! ]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

정신이 나가서, 당신은 어떻게 방에 돌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을 떠 보니 당신의 방 침대 위였고
어젯밤의 그 수족관에 있던 차이수의 모습도,
회상했던 일 마저도 생생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 ! ]

수족관에 있어야 했던 물고기는 당신이여야 했던 겁니다.
바다에서 살던 인어가 바로 한시윤, 당신입니다.

 

-

한시윤, 이성 1 감소.

 

system

[ 한시윤 ] SAN : 72 → 71

한시윤

... 말도 안 돼.

 

-

당신을 가두었던 이 고통 가득한 저택에 제발로 다시 들어오다니요,
교활한 차이수가 밉지는 않은가요?
당장이라도 이 저택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토악질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이 저택에 4년만에 다시 발을 들이던 날,
마부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위험한 것 같거들랑 모른 척 하구 빨리 집에서 튀어 나오는 게 신상에 좋아.'
... 도망갈까요?
한시윤, 도망갈까요?

한시윤

(... 지금으로선 도망가는 게 맞겠지. 하지만 그럼... 이수는?)
(혼자 또 다시 도망치는 게 맞는 선택일까?)
(...모르겠어.)

 

-

고민하는 사이에도 시간은 흐릅니다.
도망치려면 지금 결단을 내려야합니다.

한시윤

(... 고민하면서도 알고 있다. 어차피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한 가지밖에 없다는 걸.)
(유일하게 날 인간으로 대해준 너를 내가 어떻게 놓고 갈 수 있겠어.)
(... 역시, 이수와 함께가 가장 이상적인 결말이니.)
(같이... 못다한 꿈을 이뤄야지.)

 

-

이대로 또 홀로 도망치기에는, 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직 해야할 이야기가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못다한 말을, 못다한 꿈을,
함께 맞고 싶다고 속삭였었던 바람을...
기억합니다.
.....
고래의 뱃속에서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합니다.
벌써 동이 터오릅니다.
차이수를, 만나야겠습니다.

 

제 4장

고래 분수를 기다리다

 

-

당신은 이른 아침부터 차이수를 찾아갑니다.
방문을 열면 이수가 휠체어에 앉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는 것이 당신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차이수

오셨나요? 여기, 앉으세요.

 

-

평소와 다름없는 투로 의자에 앉을 것을 권유합니다.

한시윤

(잠자코 앉습니다.)

차이수

...어젯밤에는 어떻게 내려오셨어요? 관람권은 구하기 힘들었을텐데.

한시윤

...서재에서 발견했어. 책 사이에 끼워져있던데.

차이수

아, 그런 곳에 여분이...
...하고 싶은 말이 많아보이는 얼굴이시네요.

한시윤

(눈 꾹 감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
지금은 네 걱정만 계속 나네.
(힘 빠지는 웃음.)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어.

차이수

저는 괜찮.....
........
모르겠어요.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것도... 선생님께 편지를 쓰면서 알았으니까...

한시윤

(자리에서 일어나 이수 토닥인다.)
... 시간 참 많이 지났구나.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니?
... 이번엔 네 이야기가 듣고 싶어.

차이수

(꾸욱... 당신의 옷자락을 쥐고 있다가)
그냥, 선생님이 보신 게 다예요. 저는 매일 그 수족관에 들어갈 뿐이고... (끝까지 말을 아낍니다. 선생님께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라.)
여길 벗어나서 어딘가로 갈 수 없어요. 그렇게 되어있으니까.

한시윤

(넌 이런 운명에 갇혀있을 사람이 아니었는데.)
... 이수야, 이제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괜찮아.
(옛기억이 또다시 밀려온다. 자신이 이 아이에게 무슨 삶을 쥐어준 것인지, 선명히 기억난다.)
어항 속에 갇혀있을 건 네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수의 볼 위로 손을 올린다.)

차이수

...네?
지금... 무슨 말을...
......
기억이... 돌아온 거예요? 어째서?
잊고 있었으면 편했을 텐데.
(너무 갑작스러운 말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볼에 손이 닿자 흔들리는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어디까지 생각난 거예요?

한시윤

... 이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
어쩌면 더 전의 기억도... 생각하고자 하면 떠오르겠지 이젠.

차이수

...그건 형한테 싫은 기억이었을 텐데.
그래서 도망친 거였잖아요.

한시윤

... 그렇지만 그 기억 속엔 네가 있었잖아.

차이수

그런게 뭐가 중요하다고...

한시윤

네가 그 시절 나에겐 전부였으니까...

차이수

......

한시윤

... 다리는, 그때 도망치다가 그런 거야?

차이수

아... 그건...
별로 듣기 좋은 얘기는 아닐 텐데요.
(당신은 분명 신경 쓸 사람이라.)

한시윤

그래도 듣고 싶어. 네 이야기니까.

차이수

...저희가 도망쳤던 그날에.
따라오신 부모님께서...
형이 못 본게 더 나았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저는 이곳에서 나갈 수 없는 몸이 됐으니까.
차라리 꺾어둔 편이... 희망을 품지 않아도 되니까...

한시윤

그게 어떻게 괜찮아...
(널 품에 안는다. 혼자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어. 그런 말들 뱉어내며)
(어깨 너머로 가린 얼굴은, 제 슬픔을 눈치채고 더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깃들었을지도 모른다.)
... 이래서 내가 널 떠나지 못했던 거야. 내 미련이 네가 행복해진 모습을 보고 싶다 하니까.

차이수

......
(천천히, 마지막까지 머뭇거리던 팔이 당신을 마주 끌어안는다. 그리고 어깨의 가는 떨림과 함께 소리가 나지 않더라도 눈물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부르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때의 저는 형을 구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하지 못해서.
형이 행복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떠나고 나서야 알았어요.
아, 나는 형이 없으면 안되는구나...
곁에 있지 않으면 그 웃음도 다시는 볼 수 없구나...
(말은 흐려지고 물기로 물들어만 간다. 어린 아이 같은 말과 울음이다.)

한시윤

(조용히 네 등만 토닥인다. 지금은 그 어떤 말도 제 심정을 대변할 수 없었기에. 때로는 수많은 말보다 행동 하나가 사람에게 더 크게 와닿을 때가 있으니. 네게 이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면서 제 방식대로 위로를 전한다.)
지금이라도 다시 기억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난 내 행복이 네 삶을 짓밟고 탄생한 것이라는 것도 모르고...
부끄럽게 살아갔을 테니 말이다.
내 인생은 널 만난 후부터 시작된 거야.
... 그러니 네가 없는 인생은 이제 생각할 수 없어.

차이수

...저도, 저도 그래요. 처음부터... 말을 걸어줬을 때부터...
어느 순간 아무도 이름 같은 건 불러주지 않았으니까...
...형, 저랑 이곳에 계속 함께 있어주시면 안되나요? (끌어안은 손에 작게 힘이 들어간다.)
4년이면... 충분하지 않아요?
형의 다리도... 그 고통도... 제가 지면 되니까...

한시윤

난... 더 이상 네게 고통 주고 싶지 않아.
... 서로를 갉아먹을 뿐인 삶은, 행복할 수 없을 테니까.
4년동안 네게 준 고통만 생각해도 슬픈데 앞으로도 계속 고통을 안겨줘야 한다면... 내가 함께 있어서 네가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면.
난 이곳에 남을 수 없어.
... 그러니 우리 함께 나가자. 이수야.
저택 밖도 네게 고통을 주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진 못해. 그래도...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약속했잖아. 함께 여행가자고. 널 꺼내주겠다고...

차이수

...그냥 이대로, 제 곁에만 있어주는 게 가장 쉬운 일일텐데.
아니면, 그게 제일 어려웠어요?
......
(파묻고 있던 고개를 떼어내고 느리게 당신을 마주한다. 그 눈. 그 목소리. 전부 보고 싶으니까...)
(손은 당신의 뺨을 쓸고 그 아래에 있는 흉터까지 닿는다. 내가 모르는 당신도 이곳에 있구나.)
...대답은 하지 말아주세요. 알면 어느 쪽이든 힘들어질 테니까...
정 방법을 찾아보고 싶으시다면... 이 저택을 다시 한번 둘러보는 게 어때요?
어제 그 장소로 내려가면, 다른 것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거기에 갈 수 없어요. 감시가 따라 붙을 테니까...
형이라면, 갈 수 있을지도...

한시윤

(손 위에 제 손을 겹쳐 올린다.)
고마워. ... 꼭 방법을 찾아낼게.
(반드시 함께 나갈 거야. 이수가 행복한 얼굴을 보기 위해서.)

차이수

...다녀와요. (미련처럼 마지막까지 감싸고 있던 손을 끝끝내 내려둔다.)

 

-

마찬가지로 당신도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겠지만, 이수를 위해서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이는게 좋겠습니다.

한시윤

(창고의 지하실로 향합니다.)

 

-

저택은 어제보다 조금 더 분주합니다.
오늘이 이수의 생일이라서 그런가보네요.
연회 시작은 오늘 오후 7시부터.
창고 안 철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 들어가면 넓은 홀이 눈에 들어옵니다.
밤과는 다르게 삭막하고 조용한 넓은 홀이군요.

넓은 홀을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에는 문이 각각 한개 씩 있고 중앙에는 잠긴 문이 있습니다.

한시윤

(오른쪽 문으로 향합니다.)

 

-

오른쪽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높고도 높은 계단입니다.
이 계단을 계속 올라가면 중간 즈음에 문 하나가 있습니다.

한시윤

열리는 문인가?

 

-

문을 열면 2층의 수족관이 있는 방의 안쪽에서 봤던 차이수의 축 늘어진 육체더미가 있는 방으로 연결이 됩니다.

한시윤

윽...

 

-

다시 나와서 위로 더 올라가 그 안으로 들어서면
사람 하나가 간신히 서 있을 만한 높이가 있는 천장 다락에 들어서게 됩니다.

한시윤

이 집에 이런 공간들이 있다는 게 참... 놀랍네.
(다락 살펴봅니다.)

 

-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건 출렁거리는 물 속,
거대한 수족관의 입구입니다.
어제의 이수는 이곳에서 밀어 넣어진걸까요?

 

★ 관찰력 판정

한시윤, ≪관찰력≫ 판정

한시윤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9 > 39 > 보통 성공

 

-

곧 당신은 바닥에 떨어진 노란색 리본을 발견합니다.
어젯밤 수족관 속에 있던 이수는 분명 머리를 풀고 있었죠.
당신이 해준 머리가 흩트러질까 조심스래 매만지던 이수의 모습과 함께
이곳에서 있었을 우악스런 일들이 그려집니다.

한시윤

...
(수족관 입구 쪽 한번 내려다봅니다.)
이런 곳에서...

 

-

깊고 깊은 물이 출렁입니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동그란 창문에는 바깥 숲이 비춰집니다.
창문 아래쪽에는 누군가 끼워놓은 종이 하나가 있네요.

한시윤

(...? 종이 빼봅니다.)

 

-

살펴본다면 아래 내용과 같습니다.

 

종이

[ 차이수가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약을 먹이도록. ]
[ 어차피 새 몸은 얼마든지 있으니, 망가지면 또 새로운 것으로 대처하면 된다. ]

 

-

기분 나쁜 내용이네요.
다락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은 이게 끝입니다.

한시윤

... (괜히 종이 구기고 다시 끼워넣습니다.)
(발걸음을 옮깁니다.)

 

-

다시 계단을 내려와 이번에는 왼쪽 문으로 향합니다.
왼쪽 문으로 들어가기 전 문 앞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 라는 명패가 붙어 있습니다.

한시윤

관계자...?

 

-

그래도 문은 열리는 것 같네요.

한시윤

... 큼큼, 실례합니다.
(문 열고 들어갑니다.)

 

-

들어가면 넓은 복도가 펼쳐져 있습니다.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하얀 복도가 있고
그 복도를 돌아다니는 사용인들이 있습니다.

한시윤

... 종잡을 수가 없네.

 

-

왠지 들키면 큰일이 날 것 같으니 조심해서 살펴보도록 해요.
복도를 보면 둘러볼 수 있는 방은 총 3개 같습니다.

한시윤

(가장 가까운 방부터 조심스레 들어가봅니다.)

 

-

배양실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문은 잠겨있는 것 같네요.

한시윤

(열쇠로 잠겨있는 건가...?)

 

-

열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카드키가 필요해 보이네요.

한시윤

(카드키면... 이거?)
(하얀색 카드 꺼내 대봅니다.)

 

-

당신이 사용인에게서 얻었던 카드를 대니 문이 열립니다.

한시윤

우왓... 진짜 열리네.

 

-

아주 넓은 실험실 처럼 보여집니다.

한시윤

(방 살펴봅니다.)

 

-

그 안은 많은 배양관들이 설치되어 있고,
배양관에 들어있는 것들은 하나같이 크기가 다양합니다만
점점 안쪽으로 가면 갈수록 태아에서 아기의 모습으로,
아기에서 아이의 모습으로,
아이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간다는 점입니다.

 

[ ! ]

그리고 그 모습은 정말 놀랍게도 차이수의 모습과 똑 닮았습니다.

 

-

아뇨, 이 모습은 분명한 차이수 입니다.
하나같이 이 기괴한 광경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아는 차이수는 정말 인간이 맞나요?

한시윤

... 이런 게 가능한 거야?

 

-

배양관의 바깥 외벽엔 버튼이 두개 있습니다.
하나는 소각, 하나는 배출이라고 되어 있네요.
그 옆에는 맥박 신호가 울리는 판이 깔려 있습니다.
모두 정상적으로 잔잔한 맥박이 흐르고 있습니다.

 

[ ! ]

이 배양관에 들어있는 차이수들은 전부 살아있습니다.

한시윤

허...
(기괴... 하네.)
(...지금은 뭐가 뭔지 모르니까 막 건드리지 말자.)

 

-

그렇게 배양관을 보고 있다 보면
방의 입구에서 누군가 들어오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배양관 뒤로 숨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시윤

!
(황급히 숨습니다.)

 

★ 듣기 판정

한시윤, ≪듣기≫ 판정

한시윤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9 > 29 > 어려운 성공

 

???

클론의 재료가 얼마나 귀한 줄 알아!!!
막 쓰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딴 일에 내 작품이 쓰일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기가 막혀서 정말, 그 멍청한 짓을 계속 할거라면 난 이 일에서 손을 떼고 말겠어!

한시윤

(멍청한 짓...?)

 

-

탁, 하고 무언가를 내팽개치는 소리와 함께
목소리는 다시 멀어지면서 문이 닫힙니다.
그러나 들리는 목소리를 당신은 기억합니다.

 

[ ! ]

이 목소리는 물고기 관람회에서 만났던 안명하라는 이의 것이란걸.

 

-

그가 왜 여기에 있는거죠?

한시윤

일이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 거야...?
(뭐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었는데.)
(슬그머니... 나와서 확인.)

 

-

던져둔 것에는 여러 의학 용어들이 적혀있어 이해하기 어렵네요.
다행히 들킨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시윤

... 더 조심히 다녀야겠어.

 

-

옆 방도 둘러볼 수 있겠습니다.

한시윤

(옆 방으로 갑니다.)

 

-

그곳의 문패에는 배출실,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시윤

아까 배출 버튼을 누르면... 여기로 오는 건가?

 

-

당신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 ! ]

안명하와 마주합니다.

한시윤

(헉)

 

안명하

하, 뻔뻔하게 또 새 클론이 필요하...

 

-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돌아본 안명하는 당신을 마주하자 놀란 표정입니다.

 

안명하

어라, 당신은 어제 그 관람회에 온 사람?

한시윤

... 안녕하세요.
여긴 어쩐 일이신지...?

 

안명하

잠깐 잠깐, 당신 어쩐지 낯이 익다했더니.
그래!!! 당신이 그 4년 전에 도망친 인어구나?!
그래서 차이수의 부모가 미쳐서 길길이 날뛴거지!
(아하하하!) 그 아들만 불쌍하게 됐지~
내 소중한 작품이 그렇게 쓰일 줄 알았더라면 이 미친 계획에 동참하지 않는건데 말이야...

한시윤

...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아니... 일단은 도망가야하나?)

 

안명하

너도 여기까지 내려온 거면 저기 옆방도 봤을 것 아니야?
그 배양관 말이야.

한시윤

봤...죠.
그게 당신의 작품... 인 겁니까?

 

안명하

그렇지! 내 회심의 걸작이란 말이야.
여태껏 이 지하에서 클론을 만들기만 했지 어떻게 생활하는지는 몰랐는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만들어 둔 걸 그딴 쓰레기 짓에 이용하다니. (쯧)

 

-

안명하의 말투는 거칠지만 당신에게 해를 끼칠 것 같진 않습니다.

한시윤

... 쓰레기 짓이라는 게 뭘 의미하는 거죠?
애초에 목적이 뭡니까? 저런 것들을 만들어서... 뭘 하려고...

 

-

안명하는 어깨를 으쓱입니다.

 

안명하

너도 봤잖아? 그 물고기 관람회인지 뭔지.
목적이라고 해도 말야... 원래 예술에는 그런 걸 따지지 않는 법이잖아!
뭐, 그 부모에게 조~금 의뢰를 받아서 만들었지만.
하아... 마음 같아서는 다 불태우고 싶은데.
이 배양관들에 들어있는 것들을 어쩌면 좋을지...
콜록, 콜록! 너, 차이수를 데리고 도망이라도 좀 갈 생각은 없는거야?
이 저택을 나가서 돌아올 생각이 아니라면 이 배양관들은 다 없애도 되는 거잖아?

한시윤

...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서 말이죠.
뭔가 방법이 있다면 제가 시도해볼텐데. 뭐 좀 생각나는 건 없으십니까?

 

안명하

흐음~ 재미있는 생각은 있는데 들어볼래?
오늘 그녀석의 생일 연회가 있는 날이라면서?
오늘은 사람도 많고 소란스러울 테니까 사용인들은 여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야.
그러니까 차이수를 여기로 데려온 다음 새로운 클론을 만들어서 데려가던가 그래!
그리고 내가 이 저택을 터트리는거지!
붐! 하고 말이야!

한시윤

터트리기까지 해야하는 겁니까...?

 

안명하

왜? 이건 내 화풀이고 아~주 사소한 복수야.
설마 방해할 생각인가?

한시윤

방해할 생각은 없습니다. 피차 같은 입장이니...
...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건가요?

 

안명하

배양관에서 자라는 걸 빼면 태아랑 거의 비슷하지.
다만 그 속도가 조금 빠를 뿐이야. 하지만 그렇게 적은 시간이 들지도 않고.
뭐, 자세한 걸 알고 싶다면 옆 방에 있는 책을 뒤져보던가.
그래서, 할 거야 말 거야?

한시윤

(... 좀 더 시간을 달라거나 그런 말은 안 통하겠지.)

 

-

딱히 심기를 거스르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아보입니다.
멀쩡히 대화를 하고는 있지만 눈은 광인의 것이라서요.

한시윤

... 알겠습니다. 할게요.

 

안명하

그~래. 오늘 생일 연회가 7시에 시작이 되니까...
그 녀석이랑 6시에 여기를 찾아와~
내가 새로 클론을 만들어줄게~

한시윤

(말 없이 고개만 끄덕입니다.)

 

안명하

그리고 6시까지 바깥 정원의 큰 정원 호수 맡에다 짐가방을 싸고 갖다 놔.
나에게도 준비할 시간은 줘야지!

 

-

그 말을 끝으로 안명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배출실 안쪽으로 걸어갑니다.
나머지 방 하나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한시윤

(잘한 선택이었을까...)
(남은 방으로 이동합니다.)

 

-

무엇이든 최선이었으리라 믿는 수 밖에요.
당신은 마지막 방문을 엽니다.
일렬로 늘어선 책장이 적어도 5개 정도는 되어 보이고 그 뒤로도 많은 책장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마치 도서관을 연상케 합니다.
책장들을 쭉 지나가다보면 마지막 끝에는 작은 책상 하나가 있고
그 위에는 먼지를 가득 씌운 양초가 올려져 있습니다.
책상을 살펴본다면 최근 본 것 같은 책 하나가 펼쳐져 있습니다.

한시윤

(펼쳐진 페이지 읽어봅니다.)

 

-

마지막으로 본 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군요.

방을 다 둘러보고 나온 당신은 어쩌면 혼란스러워질지도 모르겠어요.
인간인줄로만 알았던 차이수가 사실은 진짜 인간이 아닌 클론이였고,
그것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클론이요!
그리고 당신은 인간인줄로만 알았는데 인어라니!
이 얼마나 기괴한 상황인가요?

한시윤

믿을 수가 없네...

 

-

이곳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게 다인듯 합니다.
사용인들이 신경 쓰기 전에 올라가는 게 좋겠네요.

한시윤

(그래... 이제 올라가서 준비해야지.)

 

-

지하에서 올라올 때 까지 마주치는 사용인은 없었습니다.
어디로 향하나요?

한시윤

(우선 짐부터 챙겨놓을까...)

 

-

당신은 먼저 방에 들리기로 합니다.
옷부터 책... 일단 필요한 건 다 챙겨넣고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정리해둡니다.
나중엔 이수의 짐도 따로 챙겨야겠군요.

한시윤

이정도면 됐겠지.
이제 이수를 만나러... 가자.

 

-

당신이 이수를 찾으러 방에 간다면 그곳에 차이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그런 당신을 발견한 사용인이 당신을 차이수에게로 안내합니다.
그곳은 수족관이 있는 방입니다.
차이수는 또 다시 거대하고 빈 수족관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복도에는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4시, 노을이 복도를 가득 차고 내리 쬐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생일 연회에 맞춰 손님들이 도착하겠죠.
차이수가 앉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수족관이 있는 방은 복도하고는 완전히 대비되는 분위기 입니다.

한시윤

...이수야. 무슨 생각하고 있어?

차이수

...아, 형. 오셨어요?
그냥... 옛날 생각을 좀 했어요.
뭔가 찾으셨나요? 알아내지 못했더라도... 저는 여기에 남아주시기만 한다면...

한시윤

... 찾아냈어. 방법.

차이수

정말요...?

한시윤

그 전에... 이수 넌, 이 저택을 나가고 싶어?
혹시라도 내 욕심 때문에 또 네가 억지로 날 따르는 걸까봐...
그래서 또 잘못될까봐... (머뭇거리는 목소리로 네 손 꾸욱 잡는다.)

차이수

...한 번도 욕심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그건 전부 제 바람이기도 했으니까...
(잡아오는 손에 힘이 들어가자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얽어넣고) 하지만 제게는 이곳에서 나갈 수 없다는 계약이...

한시윤

... 계약?

차이수

그때에는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제가 돌아다닐 수 있는 범위를 저택으로 한정하는 대신 형에게 다리를 준다는 계약을 했어요.
그러니까... 나가지 못한다는 건 제 다리의 문제가 아니예요.

한시윤

... 내가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았어.
탈출 방법도 그 사람이 알려준 거고...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방법을 알지도 몰라. 그러니까... 같이 가보자.
6시까지 지하실로 가기로 했어.

차이수

...어떤 사람인데요?

 

-

문득, 당신은 깨닫습니다.
안명하에 대해 설명하려면 이수에게 한 가지 진실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을요.
차이수는 인간이 아닌 클론이라는 사실을 알려야합니다.
당신은 이수에게 진실을 말해주나요?

한시윤

(내가 이걸 어떻게...)
...
(많은 고민이 오고갑니다. 정말 알려주는 게 맞는 길일까?)
(...긴 침묵 끝에, 한시윤은 진실을 알려주길 택합니다. 숨겨진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고, 그것은 결코 좋은 결말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

그렇다면 당신은 차이수에게 말해야 합니다. 너는 인간이 아니라고요.

한시윤

(직접 말하는 것은 끔찍하지만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사람은 네 복제품을 만드는 사람이야. ...내가 말한 방법도 그 사람의 복제품을 사용해서, 사용인들의 눈을 속여 탈출하는 방법이고.

차이수

......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형은, 제가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요?

한시윤

... 맞아.

 

-

차이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중얼거립니다.

차이수

아니, 아니... 그럴 리가. 여기서 나만은...

 

-

당신의 말이 마치 자신을 부정하는 소리로 들리나봐요.
그럴리가 없다면서, 자신이 인간이 아니고 그럼 무엇이겠냐고 중얼거립니다.
차이수가 억지로 일어나려고 하다가 미끄러지면서 휠체어가 옆으로 넘어집니다.

한시윤

... 조심해!

차이수

그럼 다른 저는요? 제가 복제품이라면, 저는 왜 이런 곳에서 매번 이렇게 괴로워해야 했던 거예요?
언제부터? 저는, 언제부터...
(팔로 딛고 몸을 일으킨다. 하지만 다리가 움직이는 일은 없다.)
어디부터 제 삶은 가짜였던 건가요...

한시윤

... 네 삶이 가짜였던 적은 없어. 네가 이렇게 기억하고 숨쉬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어떻게 가짜라고 할 수 있겠어.
(어떤 말을 해야 네게 닿을 수 있을까. 제가 하는 모든 말들이 전부 위선으로밖에 다가가지 않을까. 그저 너와 시선을 마주칠 뿐이다.)
... 너와 내가 함께한 모든 순간은 전부 진짜였는걸.

차이수

(흘러 들어오는 정보값과 말, 전부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평생을 인간으로 살아왔는데, 사실 나는 다른 무언가라고? 아니, 아니... 그것보다 나는 뭘 두려워하고 있는 거지? 이 사실보다도, 좀 더 깊이 내재되어있는 공포의 근원은...)
(손을 뻗어 매달리듯이 당신을 붙잡는다. 그건 분명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정말... 정말 진짜라고 생각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면...
저를... 버리지 않으실 거예요...?

한시윤

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너를 버리겠다고 생각한 적 없어.
... 가짜든 진짜든, 나에게 차이수는 단 하나 뿐이야. 그건 변하지 않아.
(뻗어오는 당신의 손에 순순히 붙잡혀준다. 그것으로 네가 안심할 수 있다면.)

차이수

......
(당신의 목을 천천히 끌어안는다. 그리고 아주 작게, 흘러나온 본심은) ...같이 가고 싶어요. 여기서... 나가고 싶어.

한시윤

...응. 나가자. (네 등 손으로 쓸어내리며 토닥인다. 이 본심을 뱉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까.)
...말해줘서 고마워.
(몇 번 더 토닥여주다가) 이제 준비할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네 짐도 챙겨가야 하니.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네.

차이수

...네! 제가 여기서 챙길 건 많이 없으니까...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

두 사람은 몸을 추스르고 짐을 챙기기로 합니다.
이수의 말대로 이수가 챙긴 짐은 옷과 약간의 패물이 다 입니다.
가방은 전부 호수 근처에 갖다 놓은 후 다시 지하로 향할 일만 남았군요.
바깥 정원의 호수는 잔잔한 바람이 불고 있고
날씨는 곧이라도 폭풍이라도 올 것처럼 노을을 뒤로 하고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
.
.

 

제 5장

고래 사냥

 

-

어느덧 안명하와 약속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복도 밖으로 보이는 창문에는 벌써부터 마차가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고
연회장에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정원 호수에 가방을 두고 이수와 함께 지하로 내려갑니다.

 

안명하

정말 왔네~?!
시간이 없으니 계획만 딱딱 말해줄 테니까 잘 들어.

한시윤

잠깐. 그 전에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안명하

뭐야, 시간 없다니까.

한시윤

이수에게 계약이 걸려있어 저택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 어떻게 이걸 해결할 방법 모르십니까?

 

안명하

하, 그런 걸 고민하고 있었어?
정확히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과 맺는 계약이라는 건 육체에 종속되는 거야.
이미 육체를 여러 번 갈아탄 너. 한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라고.

 

-

차이수를 바라보며 낄낄거립니다.

한시윤

... 진짜로?

 

안명하

그래, 그래. 안 믿기면 무르던가.

한시윤

아, 아니 그런 소리는 아니고.
...알겠습니다. 이제 계획을 말해주시죠.

 

안명하

아무튼, 난 지금부터 클론을 만들 거야. 연회장에 있어야할 대역을.
그리고... 클론이 하나 더 필요하지는 않나?
저 녀석, 하자가 있잖아. (차이수의 다리를 가리킵니다.)
새로운 몸을 만들면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도 있다고. (쿨럭)

한시윤

그건... 제가 선택할 입장이 아닌 것 같은데요.
이수 넌, 어떻게 하고 싶어?

차이수

전... 제가 형에게 짐이 되지 않으면 다 괜찮아요.

 

안명하

그~럼 이건 처분해야겠네. (툭툭 이수의 머리를 건드립니다.)

한시윤

... 너무 심하게 말하진 마세요. (한 손으로 이수 머리 감싸기...)
...오래 걸리나요?

 

안명하

(으쓱) 그거에 애착을 가지는 게 더 이상한데.
시간은 좀 걸려. 그래도 그거까지 생각해서 짜둔 계획이니까.
이녀석을 다시 만들 생각이라면 이걸로 눈 가려. (그리고 당신에게 천을 건넵니다.)

한시윤

(천 건네받습니다 ... 한숨 내뱉고.)
...잘못되지 않게 잘 부탁드립니다. (이내 천으로 눈 가립니다.)

차이수

...정말 괜찮은 거겠죠?

한시윤

...괜찮을 거야. 내가 옆에 있으니까. (어깨 토닥입니다.)

차이수

응... 저 사람보다 형을 믿어요.

 

안명하

자자, 신파는 거기까지.

 

-

그 사이에 바깥에서는 우르릉, 하고 하늘에서 비가 내리려는 징조의 소리가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들려옵니다.
폭풍이 오고 있습니다.
안명하는 차이수를 배양실로 데려가 약을 먹인 후 배양관 안에 넣고 폐기를 조작합니다.
폐기를 조작한 순간, 배양관 안은 붉게 물들고 기괴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이후에는 뚝딱뚝딱, 막힘 없이 기계를 잡더니
안명하의 손짓에 따라 다른 배양관에서부터 현재와 가장 비슷한 차이수의 몸을 꺼내옵니다.
괴상한 진행임에도 불구하고 안명하는 익숙한 듯 금새 새로운 이수를 관에 눕힙니다.
이건 과연 현실이 맞는건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 이성 판정

한시윤, ≪이성≫ 판정

한시윤

cc<=71 이성 (1D100<=71)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0 > 100 > 대실패

 

-

한시윤, 이성 1 감소.

 

system

[ 한시윤 ] SAN : 71 → 70

 

안명하

자, 이제 피만 다 들어가면 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해.
지금쯤이면 사용인들이 이녀석을 찾으려고 난리가 나 있을 테니까 네가 올라가 봐.

 

-

안명하는 그렇게 말하더니 휠체어에 잠이 든 새로운 차이수의 신체를 앉히고서 한 쪽 벽의 문을 옆으로 밉니다.
딱 휠체어와 사람 하나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공간으로 작은 승강기가 있습니다.
어디로 이어지는걸까요?

 

안명하

방에 가서 침대에 눕히고 네가 이름을 부르면 깨어날 거야.
깨어나는 즉시 눈도 마주치지 말고, 차이수가 네 이름을 불러도 절대 돌아보지 말고 그 방을 떠나.
지금 배양관에서 꺼내진 차이수의 클론은 두개야.
기억 전선이 꼬일 수 있으니까 꼭 내 말 명심해. 그 이상은 나도 책임 못지거든.
그리고 여기로 꼭 다시 돌아와야 해. 늦지 않고 와!

한시윤

...알겠습니다.
행운을 빌어주세요.

 

안명하

흥, 어차피 될 놈은 되는 거지. (어여 가라는 듯 손을 휘적거립니다.)

 

-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안명하는 승강기의 문을 닫아줍니다.
승강기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손에 잡힌 휠체어의 손잡이가 무겁습니다.
인간이 아닌 차이수와 인간이 아닌 한시윤 당신이 이 저택에서 도망치려면 이 클론을 희생시켜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 클론 역시 차이수 아니던가요.
한시윤 당신은 할 수 있나요?

한시윤

(이젠 할 수 없어도 해내는 수밖에 없어.)

 

-

복잡한 심경을 느끼며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승강기의 움직임이 멈춥니다.
벽에는 손잡이가 있습니다.
손잡이를 돌리자 벽이 옆으로 밀려나면서 익숙한 차이수의 방이 보입니다.

한시윤

(이렇게 연결되는 거였나...)
(침대에 눕히고 이름을 부르라고 했지?)
(... 후.)

 

-

차이수의 휠체어를 밀어 침대에 눕혀주었습니다.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당신이 잘 아는 차이수 입니다.
그러나 곧 이 저택과 함께 사라지겠지요.
이제 불러야만 합니다.

 

[ ! ]

그의 첫 이름을요.

한시윤

(복잡한 심정으로 심호흡합니다.)
(길고 긴 정막 끝에...)
... 차이수.

 

-

차이수의 이름을 부르면 클론의 눈은 절로 불편한 기색 없이 떠집니다.
...당신은 바로 이 방을 떠나 지하실로 돌아가야 합니다.

한시윤

(이름을 부름과 동시에 뒤로 돌아섭니다.)

차이수

...형?
어, 어디가요?

한시윤

(내가 기다리는 건... 다른 아이니까.)
(눈을 질끈 감고 방 밖으로 나섭니다.)

차이수

자, 잠깐. 왜? 제가 뭔가 잘못했나요?
버리지 않겠다고 했잖아......

 

-

마치 자신의 운명을 알기라도 하는 듯한 저 목소리에 눈물이 섞여있는 것만 같습니다.
우당탕 소리를 내며 차이수의 클론이 침대에서 내려온 것 같습니다.
제발 가지 말라고 하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가기가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당신은 뒤를 돌아보지 않나요?

한시윤

(마음이 아파도...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이건 우리 모두를 위한 선택이니.)
(... 알량한 마음으로 여기서 망칠 순 없어.)
(욱씬거리는 가슴을 무시하고 걸어갑니다.)
(뒤는 돌아보지 않습니다.)

 

-

당신은 돌아보지 않고 그 방을 나와 곧장 지하실로 향합니다.
향하는 중간중간, 사용인들을 마주하는데 마주한 순간 하나 같이 당신을 자리에 멈춰서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 눈빛을 읽어보자면 무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
그 순간,

 

[ ! ]

차이수의 형상을 한 클론이 방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와 소리칩니다.

차이수

...인어가 도망친다. 잡아.

 

-

그 말과 함께 모든 사용인들이 당신을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잡히고 싶지 않다면,

한시윤

...!!

 

-

붙잡혀서 다시 수족관의 관상용 인어가 되고 싶지 않다면,
뛰어야 할 것 입니다.

한시윤

(당장 뛰어...!)

 

-

여기저기서 손이 뻗어져 나옵니다.
이 사용인들, 도대체 몇명이나 있는 건가요?

 

★ 민첩 대항 판정

한시윤, ≪민첩≫ 판정

한시윤

cc<=70 민첩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7 > 57 > 보통 성공

 

사용인

cc<=65 민첩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실패

 

-

아슬아슬하게 손들이 빗껴나갑니다.
당신은 복도 모퉁이를 미끄러지듯이 돌고, 달리고, 달립니다.
하지만 그 앞을 막아서는 건 또 다른 사용인입니다.

한시윤

(이래서 대저택이란...!)

 

★ 근력 대항 판정

한시윤, ≪근력≫ 판정

한시윤

cc<=65 근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 > 2 > 대단한 성공

 

사용인

cc<=55 근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4 > 14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에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사용인에게 달려듭니다.
쿵!!!
사용인은 당신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나동그라집니다.

한시윤

저리... 비켜!

 

-

지하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사용인 하나가 손을 뻗습니다.

 

★ 민첩 대항 판정

한시윤, ≪민첩≫ 판정

한시윤

cc<=70 민첩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6 > 16 > 어려운 성공

 

사용인

cc<=65 민첩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4 > 14 > 어려운 성공

 

-

당신이 민첩하게 몸을 숙이자 헛손질을 한 사용인이 무게중심을 잃고 넘어집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사용인들이 달리는 경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신은 저택의 중앙을 통과하고, 달리고, 또 달립니다.
간신히 지하에 다다른 뒤 문을 닫으면 바깥에서부터 몸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문에 뭐라도 막아두는 편이 좋겠어요.

한시윤

(허억... 뭐가 없나? 주위를 살펴봅니다.)

 

-

마침 연구용 테이블이 눈에 들어오네요.
잠금장치가 오래 가진 않을 테니 서두르죠.

한시윤

(서둘러 테이블 끌어옵니다.)

 

-

쾅!
문은 그렇게 막힙니다.
한동안은 괜찮아보이네요.

한시윤

...하.
빨리... 다시 가야돼.

 

-

문을 막고 계단을 내려가 안명하가 있는 곳으로 가면 시간을 딱 맞춰서 잘 왔다고 합니다.
안명하의 뒷편, 하얀 침대에는 차이수가 누워 있습니다.

 

안명하

이제 네가 이름을 불러줄 차례네.
이름을 부르고나면 눈을 뜰거야, 다리도 멀쩡하고 기억도 나름...?
자기가 죽은 건 모르니까 알아서 둘러대, 잠시 꿈을 꾼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한시윤

왜 나름...
...알겠습니다.

 

안명하

기억이 어디까지 보존되는 지는 나도 모르거든. (으쓱)
그리고 이건 선물.
저기 중앙 홀에 잠긴 문이 하나 더 있는데 보통 관람회에 오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출입구로 사용해.
이 열쇠를 들고 지하로 내려가 통로로 들어가면 돼.
그 통로는 이 저택 호수 위로 연결되어 있거든.

 

-

그리고 던지듯 열쇠를 하나 내어줍니다.

한시윤

그래서 호수 근처에 짐을 두라고 하신 거군요.
(열쇠 받아들고 이수 쪽 바라봅니다.)
(이제 남은 건... 정말 탈출 뿐이다.)
(이수에게 다가가 잠시 잠자코 얼굴을 내려다봅니다. 이내 아까와 마찬가지로 크게 심호흡 한 번 하고)
... 차이수. 이수야, 일어나.

차이수

...형?

한시윤

정신이 들어? 괜찮아?

차이수

아... 네, 딱히 이상은 없는 것 같아요. (손가락 꼼지락거리다가)
...다 끝난 거예요? 그 교체니 뭐니 하던...

한시윤

응. 다 끝났어.
이제 나가는 일만 남았어.
... 갈까? (네게 손 건넨다.)

차이수

...네!

 

-

차이수는 살짝 망설이는듯 하다가 땅에 발을 딛습니다.
그 표정은 묘한 것입니다.
하지만 감상에 젖을 시간은 없죠!
곧 사용인들이 이 지하까지 들어올테니까요!

홀로 돌아가 가운데 문을 열면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오를수록 천둥이 우르릉 거리며 번개를 내리는 소리가 가까워 집니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 문을 열자 어두컴컴하고 비가 오는 하늘이 당신과 차이수를 마주합니다.
거대한 호수의 물결은 마치 바다처럼 출렁거리기 바쁘고
하늘에서는 거대한 굉음이 울려댑니다.
마침내 폭풍이 왔군요.
그러나 우리는 나룻배를 타고 땅을 밟아 저택을 떠나야합니다.
이런 와중에도 저택에는 마차들이 들어서고 있고 저택에선 화려한 불빛을 비추고 있네요.

한시윤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해서 가자.

차이수

...네. 이걸 타고 가면 되는 거겠죠?

 

-

나룻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땅 가까이로 가던 순간,
쾅!!! 하는 거대한 굉음이 둘의 머리를 때리는 듯 합니다.
번쩍거리는 불빛에 눈을 깜빡이고 있으면
차이수의 뒤로 불에 타는 저택이 당신의 눈에 들어옵니다.

한시윤

(... 이렇게 바로.)
(그 사람 짓...이겠지?)

 

-

안명하는 정말 저 저택과 함께 사라진걸까요?
이수는 저택이 불타는 것을 가만히 보다가 땅에 나룻배가 정박한 뒤에야 묻습니다.

차이수

...이제 어디로 갈까요?

 

-

하고요.
무슨 대답이든 상관이 있을까요?

우리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될 텐데요.

한시윤

... 네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
이웃 나라부터 천천히 여행해볼까?

차이수

...형이랑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요.
저... 형이 살던 곳도 가보고 싶은 걸요. 바다, 아직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문득 말을 뱉고 나니 당신이 다시 바다로 돌아갈 것이 걱정됐는지 살짝 소매 끝을 잡는다.)

한시윤

... 하하! 그래, 그럼 바다로 가자.
(걱정하지 말라는 듯, 네 손 작게 토닥이며 붙잡습니다.)
(너와 함께라면 더 이상 두렵지 않아.)

차이수

...정말 계속 같이 있어주시는 거예요?

한시윤

뭐야, 벌써 형이랑 떨어질 생각했어?
함께 도망친 순간부터 우린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이 된 거야.
난 이미 어디든 너와 함께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차이수

운명......
그건 저도 그래요. 다시 떨어지기 싫은데...
...귀찮아하지 말아야해요?

한시윤

절대 안 그래.

차이수

...... (꿈같다. 이 모든 게.)
(꼬옥 당신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한시윤

(웃음 터트리며 네 머리 살살 쓸어준다.)
형 믿고 같이 가줄 거지?

차이수

응, 형이랑 같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요.

 

-

어디로 갈까?
무슨 대답이든 상관이 있을까요?
당신과 함께하는 그 모든 길이 정답이 될 텐데요.
인간이 아닌 차이수, 인간이 아닌 한시윤, 당신.
우리 둘은 이제 돌아갈 곳이 없지만 함께 갈 수 있는 곳은 수 없이 많겠지요.
우리는 폭풍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뛰고 또 뜁니다.
거칠게 내리는 비를 가르며 그 무엇이 웃긴지 그저 함께하는 것이 좋기만 해서
서로의 얼굴만 보면 비를 맞고 있는 와중에도 웃어 버립니다.
한 때는 당신을 속이려 했고,
한 때는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함께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정심?
인간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동질감?
아니면 사랑?
글쎄요, 정확하진 않지만 그것들과 비슷한 거겠죠.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숲을 내달립니다.
점점 저택이 불에 타는 것이 눈에서 멀어집니다.
뒤를 돌아보지 마세요, 그 저택은 당신을 잡아먹을거랍니다.
뒤를 돌아보지 마세요, 그 저택은 당신의 세계가 아니랍니다.

아직도 돌아보지 못한 세계가 넓으니 함께 여행을 더 다니도록 할까요.

부우우우,
배가 출발한다는 음을 내고 간판을 닫으려던 순간
두 사람은 아슬아슬하게 배를 잡아 탔습니다.
폭풍이 그렇게 지나가더니 오늘의 날씨는 맑습니다.
어디 한 번 가볼까요, 세상의 끝을 향해서.

차이수

저... 있잖아요, 형.
어릴 때 한 말이 제대로 전해졌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형이 정말 좋아요.
좋아...해요.
이젠 성인이 아니니까, 라는 말은 하지 마요.
그, 그냥... 알아만 두셔도 괜찮아요. 거절하면 불편할 테니까.

한시윤

... 내가 너무 양심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데.
나도 이수 네가 좋아.
하지만... 네 세계엔 아직 나 밖에 없으니까.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때도 여전히 내가 좋다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자.
... 지금은, 내가 널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것만 알면 됐다.

차이수

...괜찮아요. 기다리는 건 자신 있으니까.
나중 가서 무르시면 안돼요. 대답해주기로 한 거.
(그... 그런데 이미손잡고끌어안고다해버렸는데 어떡하지?)
(아무 사이 아니면 손 잡으면 안되는 건가?)
(애꿎은 손만 움찔거립니다.)

한시윤

난 나중에 네가 더 나은 사람 만나서 형은 완전히 잊어버릴까 걱정이다.
(장난스런 말과 함께 웃으며 손 꼭 잡아줍니다.)

차이수

그럴리 없다니까요... 또 놀리는 거죠.

한시윤

어찌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인생인 걸?

차이수

(으으...)
(당신의 말에 살짝 분한 표정을 짓다가 손을 뻗고, 옷깃을 쥐어 당신이 몸을 숙이게 합니다. 그리고 반응하지도 못하는 순간 아주 짧게 뺨에 무언가가 와닿습니다.)
혀, 형이 먼저 놀린 거예요.
(그 말을 끝으로 도망치듯 갑판 끝으로 달려갑니다.)

한시윤

... 차이수, 너.
(볼에 남은 온기 손으로 감싸며 우뚝 서있다가... 퍼뜩 정신 차리고 당신의 뒤를 따라갑니다.)
이런 짓을 하고 도망을 가?
(어이없는 상황에도 실없이 웃음이 흘러나오는 까닭은 분명 싫지 않기 때문이겠죠. 끝없는 행복이 가슴 속으로 흘러 들어옵니다.)
잡히면 가만 안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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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닌 것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꼭 인간이여야만 삶을 즐길 수 있나요?
우리는 과연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도 인간이 아닐까요?
당신은 어때요, 우리가 인간이 아닌 것 같나요?
KPC, PC 생존
이후 안명하로 인해 저택이 불타버려 신문기사에는 아무도 남지 않은 숲 속 저택의 이야기가 크게 납니다.
저택의 상속자인 차이수의 이름이 거론되긴 했지만
그 역시 사망하였다는 정보를 얻습니다.
새로운 몸이 되었으니 이름을 바꾸는 게 좋을지도요.

 

END 03.

인간이 아닌 것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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