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사:
운
| 기준치: |
40/20/8 |
| 굴림: |
59 |
| 판정결과: |
실패 |
안도 유즈루:
운
| 기준치: |
40/20/8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그만큼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일 겁니다. 하지만, 고작 하루라고 생각하면 금이라고 쳐도 고작 한 톨이 아닌가요. 금은방에 가서도 딱 그 정도만 팔아달라고 하면 기묘한 시선을 받을 겁니다. 스물네시간이 지나면 다시 찾아드는 게 하루입니다. 도시를 구성하는 일부의 하루.
경력이 몇 년쯤 쌓이면, 첫 출근도 결국 많은 일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지도에서 부서 위치를 검색하면서, 동시에 자판기 위치를 확인하게 되는 정도의 감정. 당연히 그 정도면 충분하죠.
그러니까 근무지가 바뀌고, 직속이 바뀌고, 동료들이 바뀌는 날이라 해도 그동안 겪어온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유즈루?
이번에는 좀 오래 버텨야할텐데.
▶:어쨌든, 당신의 두 번째— 어쩌면 수 번째 선택의 시작입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훈련도, 스탠드 불빛을 켜두고서 지새웠던 밤도.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걸어온 길입니다. 노력의 결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
그걸 위해서라면 파트너가 괜찮은 사람이어야 할 텐데요. 세상에 유능하면서도 친절한 직장 동료는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적어도 파트너는 말을 잘 듣는 쪽이 낫습니다.
도착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도쿄의 교통체증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하고, 차 안은 익숙하게 조용합니다. 커피는 식었고, 창밖 풍경은 딱히 새롭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덤덤한 사람이라한들 몇 십분을 같은 풍경만 바라본다면 지겨울 법도 하겠죠.
따분한 마음에 핸들을 잡고 시선을 돌리면, 라디오가 눈에 들어옵니다.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주파수나 한번 맞춰볼까요.
안도 유즈루: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지금 나오는 게 있나.)
치직. 치지직.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로 주파수를 조정하려니 쉽지 않습니다. 언뜻 기상캐스터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리지만 전부 이해하기엔 어려워요.
"도쿄 상공은 비구름이 몰려들면서······. 치직. 흐린 날씨······. 번개······."
아, 더 듣고 있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어쨌든 날씨가 좋지 않을거라는 뜻이잖아요. 날씨 따위에 하루 기분이 정해질 심성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어쩐지 찝찝하네요.
안도 유즈루:트렁크에 우산을 넣고 다녀서 다행이지.
비가 오려나... (차창 밖을 슬 봅니다.)
▶:예보대로 살짝 흐린 날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비가 올 것 같아 보이진 않지만, 혹시 모르니 우산을 꺼내가는 편이 좋겠네요.
▶:날씨에 대한 소식이 지나갔을까요. 라디오에서는 커피 회사의 광고가 흘러나옵니다.
‘지금 라디오를 듣고 있는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요? 만약 무언가를 시작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광고를 계기로 시작해보세요.’ 광고는 노래와 함께 금방 지나갑니다.
요즘 광고는 저런 느낌으로 나오는 군요.
안도 유즈루:애초에 뭘 시작하라는 건지 모르겠는걸.
나라면 저렇게 만들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마케팅 실력은 없군...
▶:그렇다 느낀다 한들 이미 세상에 나와버린 이상 누군가는 승인을 해줬다는 소리겠죠. 어쩌면 그 마케팅 회사는 전부 실력이 죽어버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누군가는 동기부여를 얻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당신은 마케팅 직원이 아닌 경찰이니까요.
이후 비슷한 광고와 소식들이 흘러가고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어느새 목적지에 가까워집니다.
▶:숨이 막힐 것처럼 빽빽하게 차 있던 차량이 좀 더 사라졌습니다. 빨간불에 기대어 차량을 멈추는 사이. 코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행인의 표정이 훤히 보이네요.
저 사람들도 빨리 색이 바뀌기를 바랄 테지만. 이쪽도 똑같이 초록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횡단보도를 딱 다섯개만 더 지나면 됩니다.
도쿄 경시청이 바로 코앞에 있어요.
시계를 보면 아슬아슬한 시간입니다. 늦지 말아야 합니다. 차가 막혔다는 말은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잖아요.
앞차도 당신과 비슷한 생각을 한 것인지 갓길로 빠져나가 차를 대는 것이 보입니다. 다행히도 단속대상처럼 보이진 않네요.
안도 유즈루:답지 않게 늦어질지도... (아침에 마루코가 옷에 구멍을 내서)
안 그래도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일텐데. (끙 소리내며 앞머리를 정리한다.)
그런데… 운전석 쪽에서 내리는 사람이 어쩐지 불안정해 보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걸까요?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심지어 도와주는 사람도 없네요.
▶:잠시 갓길에 주차를 할 수 있습니다. 도움을 주기 위한 정황이 있으니 주변의 차량도 이해할 겁니다. 교통에 큰 방해가 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신호가 바뀌기까지 남은 시간은 3분. 이 신호를 놓치게 된다면 분명 꼼짝없이 지각하게 될 겁니다.
유즈루, 어떻게 할건가요?
안도 유즈루:잠깐... 이라면 괜찮겠지. (시간과 신호를 확인하고 뒤쪽에 차를 댑니다.)
저기,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
▶:갈색 머리카락에 단정해 보이는 인상의 여성이 당신의 말에 고개를 듭니다.
여성:아, 그게. 이곳이 다른 곳보다 인도의 벽돌이 높아서요.
▶:인도에 깐 벽돌이 유독 높았던 탓일까요. 화단에 있는 덤불이 상하지 않기 위함이었던 걸까요. 곤혹스러워 보이는 그녀는 한숨을 내뱉습니다.
여성:음, 죄송합니다... 그런 질문은 실례라고 생각해서요.
안도 유즈루:...아, 제가 신중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저를 붙잡으시죠. (여성에게 닿을 수 있도록 팔을 뻗습니다.)
덕분에 편히 내릴 수 있었어요.
안도 유즈루:다음에는 좀 더 턱이 낮은 곳에 세우시는 게 좋겠군요.
갓길에 차를 세우는 것 자체로 위험하긴 합니다만...
근처에 볼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여성:아하하... 오늘만큼은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포장 주문을 했어요.
이제 와서 보니 괜한 욕심이엇다는 생각도 들지만요.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가게에서 살 걸 그랬나 봐요.
아무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때문에 시간 내신걸텐데 어서 가보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안도 유즈루:아... 확실히, 더 도와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조금 여유가 없네요. (손목시계를 확인한다.)
모쪼록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가끔 그런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시계를 확인해보면... 아뿔싸. 분명 지각입니다. 어서 차 안에 올라타도록 해요. 도쿄 경시청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안도 유즈루:(서둘러 다시 차에 올라탑니다.)
오늘은 시작부터 영 안 풀리네... (관자놀이 꾹꾹)
▶:벌써부터 피곤한 것 같아요. 서둘러 도로를 달립시다.
차량 사이를 지나며 들어서면, 도쿄 경시청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나라의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요충지. 앞으로 당신의 직장이 될 곳.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움직이는 게 좋겠습니다. 기수와 그들이 사용하는 본부는 경시청 4층에 있습니다.
경시청 안으로 들어가면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아, 막 닫히고 있어요!
안도 유즈루: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하.
▶:엘리베이터는 매정하게 당신을 두고 올라갑니다. 계기판의 숫자가 바뀌는 걸 망연히 볼 수밖에 없어요.
▶:... 이럴 때가 아닙니다. 계단이라도 어서 올라요!
안도 유즈루:(옆에 있던 계단으로 방향을 틉니다.)
▶:타다닷,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비상구를 채웁니다.
이른 아침부터 고생을 한 기분입니다. 고작 도착했을 뿐인데도 말이죠. 어쨌거나 도착했습니다.
안도 유즈루:(오늘은 일진이 안 좋아... 정말...)
▶:사방에 있는 책상과 바빠보이는 사람들. 통유리 너머로는 수많은 화면을 보고 있는 직원. 그리고······.
못마땅한 얼굴로 팔짱을 낀 남자.
이중에서 가장 늙어보이는 것만 보아도 감이 올 겁니다.
직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려주듯이 남자는 다짜고짜 말합니다.
혼도 타나카:4기수 대장, 혼도 타나카다. 자네의 소속은?
안도 유즈루:...이번에 4기수로 이동하게 된 안도 유즈루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혼도 타나카:하, 4기수. 첫날부터 지각인 거냐.
안도 유즈루:(딱히 변명해도 이유가 되지 않을 걸 알아서 가만히 있는다...)
면목 없습니다.
혼도 타나카:(당신에게 무전기를 넘겨줍니다.)
됐어. 받기나 해라.
안도 유즈루:(무전기를 받아든다.) 제 파트너가 될 사람은...?
기다리게 했습니까?
혼도 타나카:지각이라면 기다리게 한 게 당연하지. 여기서 시간 더 끌고 싶나?
저 방 안에 그 파트너 형사가 될 사람이 있다. 가서 인사 하고.
나 참, 그 놈한테도 얘기한 걸 두 번씩이나 말하게 만들다니. (쯧)
자네들의 콜사인은 405. 경찰 내선으로 무전을 할 때는 405로 수속을 밝히도록.
근무는 24시간. 다음 하루를 쉬는 교차 근무를 하니 참고하고. 전체 출동 명령이 떨어지지 않는 한 이 체재를 유지하니. 1기수를 보조하기만 해도 늘어지는 날은 없을 거다.
순찰차의 열쇠는 벽에 걸려있으니 출동할 때 챙긴다. 당연하겠지만 지급 받은 총은 되도록 쓰는 일이 없어야 할 거야. 알겠나?
안도 유즈루:네.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항도 기억해두죠.
그럼, 저는 이만... 안쪽에 있는 분께도 사과를 드려야할 것 같군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당신의 상사가 될 사람은... 고지식하고 아날로그한 인간처럼 보이네요. 뭐, 크게 상관은 없을까요?
안도 유즈루:(저런 사람이 오히려 일하기 편하지.)
▶:혼도 타나카가 떠나기 전 가리킨 벽면에는 열쇠가 걸려있습니다. 그중에서는 405라는 라벨링이 붙어있는 자동차 열쇠도 있어요.
그리고... 저 문 너머엔 파트너가 있을 겁니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걸 보면 성실한 걸까요. 앞으로 오래 마주할 만큼 첫인상부터 잘 남겨야 할 텐데.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문을 열어봅시다.
안도 유즈루:(그냥, 말만 잘 듣고 평범하기만 하면 되는데.)
(짧게 숨을 들이키고 똑똑 문을 두드립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죄송합니다. 늦었군요.
▶:문고리를 잡아 돌리자 문이 열림과 동시에, 부산스럽게 움직이던 사람의 인영이 다가옵니다. 그러고는, 아주 밝고 큰 목소리로…
반갑습니다! 오늘부로 파트너로 일하게 된 미나토 슌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스스로 파트너라 말하는 그는 밝은 미소로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네보입니다. 이 사람이 이제부터 같이 일할 파트너… 라는 거겠죠?
안도 유즈루: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안도 유즈루라고 합니다. (가볍게 손을 맞잡는다.)
(엄청 활기찬? 사람 같다는 인상.)
미나토 슌:이야~ 뭐, 파트너가 처음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첫 만남의 설렘은 언제가 됐든 변하지 않더라구요.
그러니까 오래오래~ 잘 부탁드립니다!
안도 유즈루:
지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미리 인적사항을 읽어두긴 했는데. 확실히 활자로는 사람을 전부 알 수 없군...)
(미나토 슌... 나이는 나보다 조금 어리던가. 이동 기록도 꽤 있었던 것 같고.)
▶:기억을 조금씩 더듬어봅니다. 그러고 보니, 2기수 소속이라고 봤던 것 같은데요.
▶:4기수가 새로 설립되면서 옮겨온 것일까요?
안도 유즈루:그럼 미나토 군...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삐. 삐. 반복하는 두 번의 기계음이 뒷덜미를 붙잡습니다.
▶:두 사람의 음성을 막아 세우듯이 무전기에서 호출이 울립니다.
"여기는 경시청. 4기수에게 알린다."
"도쿄도 시나가와구 오사키 1초메 인근 교차로 사고 발생."
"차량 충돌로 인한 전봇대 파손. 피해 및 사건 사실을 파악 바란다."
안도 유즈루:차가 붐비더라니, 시작부터 이렇게 되네요.
안도 유즈루:기수 405, 지금 이동하겠습니다. (무전기에 대고)
그럼 갑시다.
▶:조금 빠른 감은 있지만 아마도 이게 기수라는 걸테니까요. 차츰 익숙해질겁니다.
자,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순찰차의 열쇠를 챙겨볼까요. 유즈루?
위치를 잊지 않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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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사: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안도 유즈루: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오늘진짜왜이러지...?)
▶:대충 하나를 집어 듭니다. 아마도 여기에 있었던 것 같은데.
동시에 손을 뻗어오던 남자가 뭐하냐는 듯한 눈으로 보네요. 어서 돌려주고 제대로 된 걸 챙겨요.
안도 유즈루:하... 정신 차리라고 안도 유즈루. (제대로 405 번호가 붙은 열쇠를 짚습니다.)
▶:열쇠를 챙기자 엘리베이터 버튼을 막 누르던 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안도 유즈루:죄송합니다. 금방 가죠. (서둘러 엘리베이터로 달려간다.)
미나토 슌:기수는 그렇게 발이 느리면 안된다구요?
분발합시다~
(어깨 톡톡!ㅎ)
발목은 잡지 않도록 하죠.
계기판의 숫자가 하나씩 내려가다 보면 지하 1층에 도착하게 되네요. 기둥에 새겨진 구획과 순서를 살펴보면 어디인지도 뻔히 알 수 있지요.
4열에 다섯번째 차량. 기수405의 차량은 바로 저것인 듯합니다.
▶:차량에 두 사람이 다다릅니다. 올라타기 전에 먼저 정해야 할 게 있죠.
미나토 슌:그러니까… 안도 씨? 운전할 줄 아세요?
미나토 군은?
저도 할 줄은 알아요.
키도 안도 씨한테 있고, 위치도... 운전석에 그쪽이 더 가까우니까 운전은 안도 씨가 하는 걸로!
괜찮죠? (웃는 얼굴로 조수석 문 엽니다.)
안도 유즈루:그러죠. 미나토 군이 저보다 행동력은 더 좋을듯 하니, 조수석 쪽이 뛰어나가긴 더 편할 겁니다.
(와중에 키... 때문에 차가 좀 작아보인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운전석 문을 열고 올라타기.)
꽉 막힌 도로를 운전하던 감각이 아직 생생해요. 도쿄의 거리는 워낙 복잡하니 휴대전화의 어플을 사용해서 내비게이션을 검색하는 게 좋겠습니다.
화면 위로 지문을 누르고 있는 사이. 슌은 태평스럽게 콜사인을 말합니다.
미나토 슌:기수 405. 1기수 본부 응답 바람.
사고 지점의 초동수사 즉시 이동 예정, 예상 시간은...
▶:슌은 당신을 쳐다봅니다. 어서 지도를 검색해야겠네요.
안도 유즈루:
항법
| 기준치: |
10/5/2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실패 |
▶:골머리를 앓긴 했지만 기로는 알았습니다. 눈이 괜히 따끔거리는 것도 같네요. 예상 이동 시간은 20분입니다.
안도 유즈루:(이 도시에서 몇년을 살았는데 길은 알아야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는 파악을 마쳤습니다. 파트너 또한 준비가 다 된 모양새입니다. 이제 시동을 걸어볼까요. 기세 좋게 시도해보도록 해요.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열쇠를 넣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립니다.)
(기어를 D에 맞춰넣고) 안전벨트 매십쇼.
▶:바퀴가 굴러갑니다. 유려한 후진과 전진. 지하 주차장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갑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훌륭한 운전 솜씨입니다.
도쿄의 교통체증을 매번 상대한 보람이 있군요.
미나토 슌:오~ 운전 많이 해보셨나봐요? 잘하시는데?
▶:두 사람을 태운 순찰차는 어느덧 도로로 진입합니다. 출근하는 시간대를 벗어나니 도로는 덜 막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좀 더 조심히 달리는 기분도 드네요. 순찰차의 힘이란.
나란히 운전석과 조수석을 차지한 채로 두 사람은 앞 유리창을 바라봅니다. 도착하기까지는 아직 멀었으니 짧은 대화를 나누기라도 할까요.
안도 유즈루:(아직 어색...해서 흘끗 본다.)
미나토 슌:이번이 첫 발령은 아니시죠? 이전엔 무슨 부서에서 일하셨어요?
(흠) 운전하는데 말 걸면 조금 그런가.
안도 유즈루:아뇨, 딱히 상관은 없습니다. 신호도 있고요.
이전 부서라면... 수사1과에서 왔습니다. 이곳에 더 적격일 거라더군요.
미나토 슌:하?! 수사 1과?! 대박이잖아! (시트에 기댔던 몸 펄쩍 일으킵니다.)
완전 제 꿈의 부서라구요. 거기는~ (부럽다.)
수사 1과는 어때요? 어떤 느낌?
차가 흔들린다고요. 당신 체구를 생각하시죠.
(한 손으로 관자놀이 꾸욱... 피곤해지겠다는 생각) 다루는 사건들은 삭막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나쁘지 않습니다.
저와 맞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요. (툭, 툭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린다.)
미나토 슌:경솔했습니다~... (몸 도로 기대고)
흐음, 그런 느낌이구나. 안도 씨는 인도어파인건가~
저랑은 잘 맞으실 거니까 걱정 마세요!
미나토 슌: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대부분은 다 저랑 잘 맞았거든요.
그러니까 안도 씨도 저랑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잘 맞는 편이 그쪽한테도 좋잖아요? 그쵸? 좋게 생각하자구요~
안도 유즈루:뭐... 그쪽이 피차 편하기는 하겠네요. (전적이 있어서 딱히 기대는 안한다.)
미나토 군은 어쩌다 4기수로 오게 된 겁니까? 서류 상에는 2기수에 있었던 모양인데.
굳이 같은 계열의 부서에서 옮길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흘끗)
미나토 슌:엑, 벌써 제 신상을 거기까지나 알고 계시다니?! 역시 엘리트 형사는 다르다는 건가요.
특별히 대단한 이유는 아니고, 신설 부서에 첫 배정이면 제가 최고참이 되는 거잖아요?
대선배라는 느낌!! 이 좋다고 할까~ 제4기수의 원년멤버!! 같은 느낌이 좋다고 할까~
지금 현재는 일단 그런 느낌이네요. (느낌 투성이다.)
미나토 슌:지금 한심하다고 생각했죠? (휙, 고개 돌려 쳐다봅니다.)
안도 유즈루:아니, 그렇게까지는 생각 안했습니다.
미나토 슌: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다구요.
안도 유즈루:당신이 사이코메트리라도 되는 겁니까...
기존 팀원 분들이 서운해 하겠군요. (말꼬리를 돌린다. 시선을 창밖으로)
미나토 슌:초동수사를 위한 인재라면 이 정도는 해야죠. (훗)
글쎄요~ 딱히 남아있는 사람이 많진 않아서. 지금 2기수는 완전 새롭게 물갈이 됐을 걸요.
뭐, 지금 제 담당은 4기수니까 상관 없어요!
그보다, 나이는? 몇 살?
...... (잠깐 출하년도로 계산한다.)
서른 여섯 되는군요.
미나토 슌:36살이라니... 완-전 엘리트였잖아? (쳐다보면서 중얼)
전 32살입니다! 말 편하게 하셔도 돼요. 앞으로 오래 볼 사이니까. (ㅎㅎ)
안도 유즈루:(관심이 부담스러워졌다. 옆얼굴이 따가운 기분...)
그게 편하다면... 노력해보겠습니다.
노란 폴리스라인의 너머에서는 다 우그러진 자동차가 보이는군요. 교차로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크기가 막혔으니 도로 두 개의 통행이 막혔는데도. 주변 운전자들에게서 반발이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인도에 선 사람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습니다. SNS에 올리기라도 한 걸까요.
순경들이 밀어내며 호루라기를 연신 불어대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들이 노란 테이프를 넘어가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군요.
매캐한 내음. 요란스러운 현장.
그리고 하얀 장갑을 낀 두 명의 경찰관.
심각한 꼴이군...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었나.
▶:범퍼가 죄다 우그러진 게 눈에 띕니다.
타이어가 용케 붙어있군요. 창문도 남아난 게 없어요. 열쇠가 없더라도 쉽게 손을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범퍼 앞을 보아하니 둥근 기둥의 폭만큼 패인 흔적이 있는데요. 들이박으며 터진 에어백이
운전석을 가득 채우고 있군요.
안도 유즈루:이 사고가 인재인지 차량의 문제였는지 확인해야겠...어. (편하게 말하라는 말 신경 쓴다.)
(몸을 굽혀 타이어를 살펴봅니다.)
▶: 구멍이 나거나 찢어진 흔적은 없습니다. 적어도 이 사안에서 타이어 바퀴는 문제가 없었다는 걸 테죠. 다른 원인이 있던 걸까요.
안도 유즈루:그렇게 마모가 많이 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미나토 슌:으음~ 브레이크 문제? 졸음 운전? 아직 원인은 많네요.
안도 유즈루:적어도 타이어 미끄러짐 사고는 아닐 가능성이 높단 거지. (운전석 쪽을 열어봅니다.)
▶: 깨진 창문으로 손을 집어넣어 손잡이를 당기면 문이 열립니다. 에어백이 거슬리는군요. 군데군데 핏물이 묻어있는 걸 봐서는 부상을 입었나 봅니다.
축 늘어진 몸을 겨우 끌어내어 구급차에 실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시선을 옮겨보면 핸들과 페달, 기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모두 별다른 문제는 보이지 않습니다.
블랙박스가 있기는 하지만 파손이 큽니다. 칩을 빼낸다고 하더라도 복구는 어려울 것 같아요. 바란다면
트렁크와
조수석을 더 살펴볼 수 있겠어요.
안도 유즈루:동승자는 없었나. (그래도 블랙박스 칩은 따로 수거해둡니다.)
(조수석 쪽을 살핍니다.)
▶: 동승자가 있었던 건 아닌 걸까요. 유리 조각이 떨어져 있지만 사람이 탄 흔적은 없습니다. 누군가 있었다면 운전석처럼 핏물이 묻어있어야 할 테니까요. 바로 앞에 붙어있는
글로브 박스를 열어볼 수 있습니다.
안도 유즈루:흠... (꼼꼼히 둘러보다가 글로브 박스를 발견합니다.)
미나토 슌:전 트렁크나 한번 볼게요. 조사하고 뭐 나오면 알려주세요!
(자신을 글로브 박스를 열어봅니다.)
안도 유즈루:이걸로 신원을 알 수 있겠군... (면허증부터 꺼내봅니다.)
▶: 운전자의 면허증으로 보입니다. 정신을 잃은 채 실려갔다는 나카노 종합 병원으로 가기도 전에 이름부터 알게 되었군요.
홋치 무네히로. 만 26세. 그리고 하단에 기재되어있는 30203333310이라는 번호를 보아하니 두 가지의 사실을 알 수 있겠군요.
30이라는 번호가 배정된 지역. 도쿄에서 발급받았으며 그 연도는 2020년이라는 것 말입니다. 큰 정보는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도쿄에서 쭉 생활하고 있다는 건 알겠어요.
안도 유즈루:홋치 무네히로 씨인가... (다른 카드 하나도 확인합니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이쪽은 아마도 운전자의 신분증으로 보입니다. 신분증과 동일한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안도 유즈루:일단 신원을 확인할 수고는 덜었네.
(글로브 박스를 닫고 트렁크 쪽으로 갑니다.)
뭔가 발견했어?
미나토 슌:딱히 대단한 건 없어요. 차량 정비용 물품이랑 골프 가방 정도?
근데 골프 용품이 엄-청 비싸보여요.
안도 유즈루:꽤 재력이 있던 사람이었던 걸까.
골프라는 취미도 그렇지.
미나토 슌:그쵸~ 있는 집 사람들의 취미라는 느낌이니까.
아, 트렁크에 별 게 없어서 전봇대도 좀 봤는데요.
차량이랑 부딪히면서 기울어진 것 같아 보이고, CCTV가 달려 있었는데 그냥 빈 깡통 같아요.
구식만 맞춰 놓으려고 달아 놓은 느낌~ (으쓱)
안도 유즈루:이런... 교통과에 한소리라도 해야겠네. (미간 꾹)
그래도 전봇대에 부딪힌 것치곤 전기가 끊기지 않아서 다행이야.
저 정도로 부딪혔는데 안 나가면 전봇대가 엄청난 힘을 낸 걸테니까...
그래도 다행이죠. 전기가 끊긴 시간으로 사고 시각을 추측할 순 있겠어요!
안도 유즈루:확실히. 그럼 지금은 비상전력으로 일부만 돌아가고 있겠군.
한동안 고생하겠어. 이 일대의 사람들.
안도 유즈루:(끄덕...) 관련 부서가 처리하겠지.
(그리고 거슬러올라가 도로를 확인합니다.)
넌 주변에 뭐가 더 없는지 살펴봐줘.
▶: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 위를 살펴봅니다. 하얀 선과 검은 바탕. 어딘가에서 나는 매연의 내음. 도시의 길. 여기에서 별다른 걸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안도 유즈루: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다급하게 오른쪽 길에서 위쪽 길로 커브를 튼 흔적이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이거... 다른 타이어로 각각 남은 두 개의 흔적처럼 보여요.
순서를 보면 사고 차량이 뒤를 따르고 있었을 수도...
(위쪽 길 일대의 감시 카메라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 쓰이던 사진을 찍는 사람들 흘끗)
잠시, 말씀 좀 묻겠습니다. 현장을 직접 목격하신 분 계십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구두를 신은 여성이 다가오더니 호들갑을 떨며 말합니다.
구두를 신은 여성: 경찰이시죠? 여기에서 실려 간 사람, 많이 다친 것 같던데.
어쩌면 좋아. 뭔가 찾은 건 없나요?
안도 유즈루:수사에 관해 크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으시다면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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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신은 여성: 사실, 지나가다가 들었거든요.
멈춰! 라고 외쳤던 소리를.
브레이크가 고장 났던 걸까요?
▶:... 이상하네요. 분명 차량 브레이크에 문제는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안도 유즈루:(브레이크 선의 문제 일 수도 있으니까.)
(그게 다 닳아버렸다면, 차를 멈출 수 없지.)
(일단 메모해둔다.)
그 소리는 운전자의 것이었습니까?
안도 유즈루:그렇군요. 그 밖에 더 생각나시는 것은?
구두를 신은 여성: 제가 아는 건 이 정도가 다예요. 피해자는 무사하시겠죠?
안도 유즈루:병원으로 이송했으니 그러길 바라야죠.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좀 더 탐문해볼까.)
안도 유즈루:(교복을 입은 소년에게 다가갑니다.) 현장을 촬영하는 건 삼가주시죠.
▶:당신이 다가서자마자 소년은 미간을 찡그립니다.
교복을 입은 소년: 다들 찍고 있는데 왜 그래요. 혹시 지우라고 할 거예요?
어차피 다들 인터넷에 올릴 텐데 저만 잡는 거도 쓸데없는 일 아닌가.
필요하다면 그런 조치도 취해야겠죠.
우선 사고가 일어났을 때 뭔가 발견한 게 있습니까?
무언가 찍혔을지도 모릅니다.
▶:소년은 짧게 혀 차는 소리를 내며 휴대전화를 내립니다.
교복을 입은 소년: 몰라요. 그냥 사람들이 시끄럽길래 구경이나 해볼까 해서 온건데.
사고 나는 건 보지도 못했다고요.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확인해볼 수 있나요.)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보면 소년의 말대로 사고가 벌어진 후의 차량 사진만 가득합니다.
별개로 돌발 검사를 당한 소년은 표정은 매우 언짢아보입니다.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면 돌려줍니다.)
사진을 지우는 건 자율에 맡기겠습니다.
(슬... 옆에 있는 남성도 확인해볼까.)
▶:소년과 거리가 조금 있는 탓에 이야기는 듣지 못한 듯 남성은 신기하다는 얼굴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뭔가 현장에 대해 목격한 게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만.
운동복을 입은 남성: 아, 죄송합니다. 문제가 되는 줄은 몰랐네요.
▶:남성이 머쓱하다는 듯 휴대전화를 내립니다.
운동복을 입은 남성: 목격한 거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그냥 외제차가 이렇게 된 걸 볼 일이 또 있을까 싶어서 왔습니다.
근교로 향하는 길이라 차량이 적어서, 저런 외제차를 볼일도 별로 없거든요.
안도 유즈루:이 근방에서 흔히 보이는 차종은 아니라는 말이군요.
▶:남성의 말에 자동차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엠블럼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차량이 파손될 때 떨어졌던 걸까요. 독일제 B사의 것으로 상당히 비싼 차입니다. 적어도 서민이 타기엔 무리가 있어요. 다 부서진 이후로는 알아보지도 못했지만.
안도 유즈루:(수첩에 하나씩 메모하다가) 그 밖에 신경 쓰이는 점은?
운동복을 입은 남성: 음, 하하. 죄송합니다. 이 외에는 잘 모르겠네요.
안도 유즈루:알겠습니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결정적인 이야기는 없어보이네. 펜을 멈추고)
(미나토 쪽은? 그쪽으로 걸어갑니다.)
▶:슌은 이마에 손을 댄 채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미나토 슌:이 방향이면... 이 도로는 도쿄 근교로 나가는 도로겠죠.
출근 시간도 지나서 그런지 엄청 한적하네요.
▶: 근방은 차량이 많이 다니지도 않으니 CCTV도 가짜. 속도를 올린다고 한들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곳일 겁니다.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생기지 않으니 오래전부터 그래왔다는 걸까요.
안도 유즈루:그렇게 많은 정보는 없었지만... 한 가지 신경 쓰이는 점은 도로에 타이어 자국이 두 개 있었다는 거야.
앞서 간 차량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더 이전에 찍혔을지도 모르지만.
미나토 슌:자국에 시간 차이가 있다면 흔적에도 차이가 나지 않았을까요?
한적한 도로에 두 차량의 타이어 흔적이라...
안도 유즈루:우선 전기 공급 문제랑 도쿄 근교로 향하는 일대의 CCTV를 확인해봐야겠는걸.
현장에서 더 신경 쓰이는 점이 있나? (펜으로 턱을 툭툭 두드리다가)
미나토 슌:(머리 벅벅) 현장에서 크게 신경 쓰이는 점이 더 있던 건 아니지만...
뭐랄까. 느낌이 안 좋은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단순한 사고가 아닌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달까...
만약 이게 사고라면 저희 임무는 여기서 끝이겠죠.
안도 씨는 이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도 유즈루:...아직 확인 해봐야 하는 게 있다고 생각해. 사고인지 사건인지 판단하는 건 그 이후지.
차량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확인해봐야 하고... 다른 부서에 도움이 필요하겠어.
다른 부서의 도움보다, 더 확실한 게 있잖아요.
뭐, 운전석 시트가 저 꼴이긴 하지만...
피해자가 증언할 수 있는 상황인지 확인은 해봐야죠.
직접 사고의 전말을 들어보자고요!
안도 유즈루:확실히, 의식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럼 바로 이동하지. (차로 향합니다.)
▶:슌은 등을 돌려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폴리스 라인 너머에 세워진 경찰차를 향하는군요. 당신 또한 뒤따라 차로 향합니다.
▶:이 시안이 사고인지 아닌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사해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헛수고로 끝나버릴지도 모릅니다. 후회하게 될지도요. 단순한 사고로 끝내 넘겨버리면 편할 수도 있는 시안이지만. 24시간의 골든타임은 이 사고를 조사할 수 있는 오늘 뿐입니다.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겪는 후회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테니까요. 이번엔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러 갈까요.
안도 유즈루:(...사건이 될만한 싹은 미리 잘라야 해.)
(어떤 방식으로든...)
(운전석에 타고, 핸들을 잡는다.)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합시다. 기왕이면 빠르게 도착하는 게 좋을 테니까.
안도 유즈루:
항법
| 기준치: |
10/5/2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실패 |
(인생 최후의 네비게이션 끌어치기 행깎1)
나카노 종합 병원으로 향하는 경로를 확인합니다. 중간에 골목길로 들어선다면 훨씬 빠르게 도착할 수 있겠군요.
미나토 슌:아... 그러고 보니 점심도 못 먹었네요.
배 안 고프세요?
안도 유즈루:응? 아,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배고픈가? 딱히 챙겨온 건 없는데.
미나토 슌:(주머니 뒤적뒤적하더니 칼로리바 꺼냅니다.)
기수는 준비성도 철저해야 한다는 말씀.
드실래요?
안도 유즈루:경력자는 좋네. ...주면 고맙게 받지.
미나토 슌:(포장지 안에서 반으로 쪼갬... 신호 멈추는 거 기다리곤 건네줍니다.)
운전도 하려면 에너지 많이 들텐데.
안도 유즈루:(받은 칼로리바 입에 밀어넣고) 너야말로 그걸로 되겠어?
미나토 슌:뭐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가다가 시간 날 때 편의점 들리거나 하면 될테니까요.
그런 시간이 날 지는 모르겠지만? (하핫)
아, 이참에 여기에 간식 좀 넣어두는 건 어때요? (글로브 박스 톡톡.)
(고민...) 포장 되어있고, 냄새는 별로 안나는 걸로.
여의치 않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미나토 슌:어차피 쓸 일도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유용하게 사용하는 편이 더 좋잖아요~
포장 되어있고 냄새 안 나는 거... 오케이, 기억 했습니다! 제대로 준비할게요.
안도 유즈루:...그리고 이번에 저녁은 내가 사지. 그럴 시간이 있으면.
어쨌든 네가 먹으려던 걸 받았으니까. (뒷목 만지작...)
미나토 슌:오, 진짜요? 아싸! 안 그래도 저녁 메뉴 물어보려고 했는데.
저녁은 뭐가 좋을까~
▶:흥얼거리는 슌을 뒤로, 바퀴가 몇 번을 굴러갔을지. 몇 대의 차를 추월하였으며 몇 대의 차에 길을 내어주었을지. 그런 걸 가늠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도착합니다.
나카노 종합 병원.
도쿄에 있는 병원에서도 꽤 큰 규모를 자랑하죠. 주변을 둘러보면 휠체어를 탄 환자들과 간병인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그들을 붙잡기보다 접수를 맡은 간호사를 찾아가는 게 좋겠어요. 간호사에게 피해자가 있는 병실을 물어봅시다.
경찰입니다. 금일 이곳으로 이송된 홋치 무네히로 씨의 병실을 알고 싶습니다만. (경찰 수첩을 보이며)
미나토 슌:협조 부탁드립니다~ (이쪽도 보여줍니다.)
▶: 간호사는 두 사람의 경찰 수첩을 확인하더니,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과 함께 컴퓨터 화면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간호사: 금일 입원하신 홋치 무네히로 환자분께서는 VIP 병동인
1402호에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안도 유즈루:(짧게 목례하고) 엘리베이터로 가지.
▶: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면 슌이 목적지인 14층의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닫힙니다.
미나토 슌:VIP 병실이라니. 역시 부자가 맞나 보네요.
안도 유즈루:부자라도 이런 일에 휘말린다는 거겠지.
▶: 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립니다.
환자 침대를 가로로 밀어도 될 정도로 넓은 복도. 어쩐지 쓸데없을 만큼 현대적인 인테리어. 그 흔한 CCTV조차 없이 말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오네요.
두 번째 병실에 멈춰 서면 1402호입니다. 홋치 무네히로라는 이름의 환자명이 붙어있군요.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안도 유즈루:(복도에 CCTV가 없어도 되나. 천장을 확인하다가 1402호의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병실로 들어가자, 사과를 깎고 있던 남성과 눈이 마주칩니다.
조용한 병실. 얼굴에 거즈가 붙어있는 환자는 곤히 잠들어있습니다. 사과를 깎던 남성은 고개를 숙여 인사합니다.
안도 유즈루: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물으러 왔습니다만, 의식은 있으십니까? (뒤에 큰 앵무새가 붙은 기분이군...)
남성: ... 죄송합니다. 도련님은 현재 안정이 필요한 상태십니다.
안도 유즈루:그렇군요. 혹시 홋치 씨와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사고 이후 충격이 크시니 자극하지 마시고 이만 돌아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남성은 단호하게 두 사람을 밀어냅니다. 어째서인지 사건 수사를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요.
결국 병실에서 내쫓기듯 나와버리고 맙니다.
역시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의미일까요?
안도 유즈루: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건 알겠어.
당사자에게 물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한다.)
▶:고뇌하고 있다보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뺨에 생채기가 난 여자가 있습니다. 환자복을 입은 채로도 마스카라를 칠한 게 인상적이네요. 한 손으로 목발을 움켜쥔 사람은 말합니다.
???: 밖에서 들었어요. 경찰이라면서요? 이 미친 짓거리, 알아보러 온 거죠?
내 말이 틀리지 않다면 따라와요. 복도에서 얘기할 수도 없으니까.
안도 유즈루:(뭔가 알고 있는듯 하니...) 알겠습니다.
▶:절뚝거리며 앞장서는 걸음을 뒤따라가야겠죠. 지금 당장은 다른 수가 없으니까요. 슌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발걸음을 옮깁니다.
정확히 네 개의 병실을 더 지나친 1406호에 도착했을 때. 여자는 목발을 쥐지 않은 손으로 미닫이문을 열었습니다.
오렌지색의 소파와 벽걸이 TV. 테이블과 양쪽으로 여는 냉장고. 좀 전에 홋치 무네히로의 병실에 갔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VIP 병실의 내부를 마주합니다.
여자는 소파 위로 주저앉으며 맞은편에 앉으라는 듯 자리를 권합니다.
츠네자와 나미에:난, 츠네자와 나미에라고 해요.
(손톱을 물어 뜯습니다.) 츠네자와 제과, 알아요? 우리 집 거예요. 전문 경영인도 두지 않은 채 굴리고 있죠. 홋치도 비슷해요.
걔도 골프선수라고는 하지만 아버지가 더 유명하고.
미나토 슌:츠네자와 제과면... 그거죠, 그거?
미나토 슌:초콜릿 끼워 넣은 비스킷이랑... 치즈 분말 옥수수 과자. 뭐 이런 과자 만드는 곳이요.
아까 먹은 초코 칼로리바도 츠네자와 제과 계열사에서 만든 걸로 기억하는데? 맛있어서 찾아봤거든요.
안도 유즈루:(이녀석 뭔갈 많이 먹어봤나보군...)
한마디로 꽤 이름 있는 곳이라는 거네.
미나토 슌:This message has been hidden.
홋치 씨 아버지는 어느 쪽으로 유명하신거죠?
츠네자와 나미에: 이번 총선에 출마하시게 될 분이시거든요. 홋치라는 성을 가진 정치인이 또 있지는 않을 텐데.
▶: 문득 뉴스에서 떠들어대던 유력 후보의 성이 익숙하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츠네자와 나미에:우리만큼이나 아버지들이 친하세요. 그래서, 별 소란이 일어나도 덮어주겠다는 거죠.
자식들이 똑같은 짓을 당해서 이모양 이꼴인데.
저도 똑같이 당했거든요.
다른 애들도... 전부.
안도 유즈루:비슷한 일이 이전에도 더 있었다는 말입니까?
츠네자와 나미에:네. 제가 당한 건 3달 전이에요. 도쿄에서 벗어나서 카루이자와로 여행 갈 생각이었어요. SNS에 자랑도 하고 기분 좋았죠.
지금 생각하면 웃기네. 이렇게 될 줄도 모르고...
아... 그래도 홋치는 살만 찢어졌다면서요. 운도 좋아.
안도 유즈루:누군가 고의적으로 사고를 벌이고 있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짐작 가는 사람은? 원한관계라도 있으십니까.
츠네자와 나미에:당연하죠. 우린
사냥을 당한 거예요. 과속? 웃기지도 말라 그래요.
정말 미친 듯이 쫓아왔어요. 금방이라도 도로에서 밀어버릴 것처럼.
짐작 가는 사람? 있어요. 너무 많아서 문제지. 내가 착하게 살지 않았거든. 그중에 누구인지 몰라서 얌전히 처박혀있잖아. 콱 죽여버리지도 못하고.
츠네자와 나미에:고등학교 동창이에요. 같은 학교를 나왔거든요. 그 사이 좋던 그룹이 죄다 이 모양이니······.
안도 유즈루:(특정 대상을 노리고 있는 건가... 기록해두다가)
츠네자와 씨가 당한 일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됩니까?
츠네자와 나미에:아까 말했잖아요. 어떤 미친 자식이 죽을 듯이 쫓아왔다고. 도망치다가 어디로든 들이박은 거예요.
덕분에 발목이 으스러졌어요. 원래 하던 일은 할 수도 없게 되었고요. 걸을 수는 있긴 하겠지만.
다른 두 명은 팔이랑 손가락이 부서졌어요. 이제 만나서 술잔 집어 드는 일도 없으려나?
안도 유즈루:범인은 차량으로 뒤쫓아온 건가요. 그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났고. (상황을 쭉 적는다.)
츠네자와 나미에:분명 사고로 위장하려는 속셈이겠죠. 실제로도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잘됐네요, 미친 짓거리를 벌인 사람 입장에선.
미나토 슌:(흠) 피해자의 모교를 찾아가보면 뭔가 더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동창이라고 하셨죠? 어느 학교 출신이신가요?
츠네자와 나미에:오에도 사립 고등학교. 예술이나 스포츠 특기생이 몰려있다는 거기요.
난 전통무용을 했었어요. 지금은 다 지난 일이지만.
안도 유즈루:(스포츠 특기생이라면 이런 사고는 더 치명적일 텐데.)
미나토 슌:사고를 당했다던 다른 사람들은 아직 입원하고 있나요? 신원도 좀 알고 싶은데.
츠네자와 나미에:나베시마 나나세.
마토야 슈마. 둘 다 이미 퇴원했어요.
... 아, 이제 곧 간병인이 돌아올 거라서요. 이만 가봐요.
큰 기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잡으면 뭐라도 보답할게요.
안도 유즈루:우선은 알겠습니다.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동창생 분들의 연락처라도 받을 수 있을까요?
츠네자와 나미에:그건 좀 곤란해요. 제가 알려줬다고 알려지기라도 하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잖아요.
이름만으로 어떻게 안 돼요?
안도 유즈루:음... 그분들도 이 병원에 있으셨던 거라면 병원의 협조를 구해야겠군요.
(유명한 사람들이라면... 검색해서 나올지도 모르고.)
미나토 슌:좋아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자, 이제 나가봅시다.
(문을 나섭니다.)
평범한 교통사고가 아닐 거라곤 예상 했지만~
스케일이 어째 점점 커지는 기분이네요.
안도 유즈루:이렇게까지 연속적인 사건일 줄은 몰랐군.
츠네자와 씨가 말했던 두 사람,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 있어?
미나토 슌:글쎄요... 이름만 들어선 잘 모르겠는데.
학교에 찾아가보면 뭐든 나오지 않을까요?
네 사람 동창이랬으니까.
안도 유즈루:졸업생들까지 관리하고 있을런지...
안도 유즈루:그 말도 맞아. 오에도 사립 고교부터 가보지.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순찰차로 되돌아오는 건 순식간이었을 거예요. 오에도 사립 고교로 향해봅시다.
▶:네 명의 피해자는 고위층 자녀라는 걸 제외한다면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오에도 사립 고교를 재학했었다는 것. 그곳에서는 무언가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학교란 3년이라는 시간을 생활하면서 무엇이든 남기기 마련이니까요. 마치 물 밑에서 굴러다니는 조약돌처럼.
우리는 이제부터 손을 집어넣어서 그것들의 모양을 확인해야 합니다. 뾰족한지. 반들반들한지.
아예 다른 생김새인지.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선 내비게이션에 경로를 입력해볼까요.
안도 유즈루:
항법
| 기준치: |
10/5/2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실패 |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0분······.
잠시만요.여기 적혀있는 건 오오에도 온천입니다.
미나토 슌:온천 좋죠~ 근데 목적지는 여기가 아닐 텐데요?
미나토 슌:
항법
| 기준치: |
20/10/4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실패 |
오오토리 제과점은 더 아닌 것 같은데.
미나토 슌:저녁 때잖아요. 배고픈 건 어쩔 수 없다고요.
안도 유즈루:저녁 메뉴는 있다가 고민하기로 했잖아.
안도 유즈루:(꾹꾹... 다시 한 자씩 입력한다.)
▶:천천히, 실수하지 않고 오에도 사립 고교를 입력합니다. 가장 빠른 경로를 확인하였으니 다시금 운전대를 잡아볼까요.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입니다.
안도 유즈루:그냥 앞으로도 기억에 의존해서 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경로는 제대로 설정 됐잖아요. 앞으로 계속 쓰면 더 늘겠죠~
초심자의 실수!
미나토 슌:아~... 온천 생각하니까 계란 땡겨요.
삶은 계란이 올라간 ... 저녁은 라멘 어때요?
라멘이면... 근처에 이치란으로 가지. 거긴 늦게까지 하니까.
미나토 슌:벌써라뇨? 해가 이렇게 져가고 있는데! 노을이 안 보이십니까~~
아싸! 저 곱빼기로 먹을 거예요.
안도 유즈루:덕분에 눈앞이 노래지긴 하네...
미나토 군이랑 있으면 식비가 많이들 것 같아.
...것 같아, 가 아닌가. (확신)
미나토 슌:성장기 고등학생 취급?! 저, 서른. 두.살.입니다! (강조한다)
안도 유즈루:알아. 안다고. 서른 두 살. (피해서 스을 몸을 창가로 붙인다.)
요즘 애들은... (중얼)
덩 치 에 안 맞게.
생전 처음 듣는 소리야. 그거.
미나토 슌:거짓말. 좀 더 싹싹하게... 부드럽게? 순하게? 굴어보라던가 그런 말 안 들어봤어요?
안도 씨 완전 드라마에 나오는 깐깐한 상사 형사 같은데요.
나는 평생을 순순하게 살아왔어. (창에 팔을 괴고)
오히려 네가 너무 물렁한 거야.
그리고 덩치랑 성격이 무슨 상관인데.
미나토 슌: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팔짱 끼고 고개 창 밖으로 돌림)
(생각보다... 안 맞을지도.) (관자 꾹꾹)
▶:티격태격...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커다란 건물에 가까워집니다. 보통 학교보다 건물이 두 세개는 더 붙어있네요.
수업의 막바지에 이르던 중일까요. 창문 밖으로 순찰차를 목격한 학생이 있나 봅니다. 고개를 내밀고서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울리네요.
여기에서 굳이 손을 흔들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일로 온 것도 아니니까요. ...옆에 있는 파트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어쨌든, 용건을 해결하기 위해 교무실로 가봅시다.
안도 유즈루:(미나토가 관심을 끌기 전에 죽죽 잡아당겨 교무실로 갑니다.)
(보통 사립 고등학교의 선생님은 바뀌지 않으니까. 그 사람들을 맡은 교사가 있을지도 모른다.)
▶:교무실로 가기 위해 중앙 현관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게 되면 나이가 든 교사가 다가와서 묻습니다.
교사: 혹시 학부형이십니까? 무슨 일로 와주셨을까요.
안도 유즈루:실례합니다. 경시청에서 나왔는데요.
이 학교 졸업생에 관해 묻고 싶어서 말입니다.
미나토 슌:홋치... 홋치 무네미? 무네히로? 씨 사고와 관련해서요.
▶: 탄식 어린 숨을 내뱉던 남자는 어느 한쪽에 앉아있는 교사에게 손짓합니다.
교사: 나카노 선생님. 이쪽으로 와주시겠어요.
그 당시 녀석들을 맡아주셨지 않습니까? 담임으로.
(이름 정도는 기억하라고.)
▶: 건너편에서 이야기를 들었을까요. 안경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난 남자는 썩 좋은 표정이 아닙니다. 부정하지 않는 걸 보아하니 사실이군요. 엄지와 검지로 눈가를 문지르더니 말합니다.
나카노: 나카노라고 합니다. 홋치라면 1학년이었을 당시 제 반이었어요. 제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으로 와주시겠습니까?
안도 유즈루:네, 잠시 시간을 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남자는 교무실의 중앙에 있는 캐비넷을 열어젖힙니다. 안에는 종이로 된 수백개의 파일이 있어요. 그중에서 몇 개를 꺼내는군요. 피해자들의 재학 당시
1학년 C반 학생 기록부입니다.
나카노: 여기에 학생들의 대한 것들이 적혀있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도네요.
안도 유즈루:그럼 잠시... (학생 기록부를 펼쳐봅니다.)
▶:파일을 열어본다면 홋치 무네히로, 츠네자와 나미에, 나베시마 나나세, 마토마 슈야의 학생 기록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 골프, 전통 무용, 모델, 야구로 진로를 잡고 입학하였습니다. 성적이 낮은 편도 아니었어요. 문제가 있다면 동급생을 괴롭히는 일이 잦았다는 겁니다.
교내 처벌의 수위도 상당히 낮아보입니다. 교내 청소라거나 반성문 정도. 상습적으로 일어난 상황인데도 처벌 강도는 맨 처음과 달라지지 않았어요.
... 넘기다보면 문득 위화감을 느낍니다.
안도 유즈루:
자료조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잉크가 말라붙어서 들러붙어 있던 걸까요. 두 장이 하나로 겹쳐진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조심스럽게 떼어내면 미처 읽지 못했던 학생 기록부를 발견합니다.
키타시라카와 아사.
오에도 사립 고교 1학년. 수영 특기생.
학기 초까지만 해도 성실하게 출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학년치고 빼곡히 적혀있는 생활기록부가 열정이 넘쳤던 학생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특히 수영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자유형으로 헤엄치는 경기 종목에서의 유망주였습니다.
그러다가 교내 상담을 받고, 일곱 번의 상담을 받은 이후로는 입원을 하게 되고······.
▶:교내 상담실. 이곳에서 기록이 남아있을까요.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어요. 왠지 모를 직감일 겁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 학생 기록부에 있는 앳된 얼굴. 어디에선가 봤나요?
어디서요?!
안도 유즈루:우연히, 오늘 경시청에 오는 길에서 봤어. 도움이 필요해보이길래.
▶: 슌이 목소리를 높이자 주변 교사들의 헛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 일단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이 정도인 듯합니다.
안도 유즈루:일단 목소리 좀 낮추고... 넌 안 그래도 눈에 띄어.
이 학생... 키타... 시라카와? 에 대해 알아보려 갈 거죠? 교내 상담실이라면 올라오면서 봤어요. (작은 목소리...)
안내해줘.
슌이 앞장서 걸어갑니다. 괜히 지도를 찾거나 돌아다닐 필요는 없겠군요. 나무로 된 문을 밀어내고서 복도로 향합니다.
계단을 내려가는 때면 이따금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아이들. 교복을 입고 있는 그들. 미성숙하기에 아름답다고, 청춘이라고. 사람들은 말하곤 합니다.
발소리가 이어지다 보면 문 앞에 멈추어 섭니다.
교내 상담실. 자물쇠가 달리지 않았으니 그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문은 쉽게 열립니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보이는 광경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열린 창문으로 넘어오는 바람. 흔들리는 커튼. 떠도는 먼지와 녹차 냄새.
어디에서든 마주할 법한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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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로 보이는
책상이 있습니다. 뒤쪽으로는
책장과
소파 사이로
창문이 보입니다. 오른쪽에는
컴퓨터가 올려진 책상이 있군요. 왼쪽을 보면 양쪽으로 문을 열 수 있는
수납장이 보입니다.
상담실은 비밀보장이 원칙인데.
미나토 슌:뭐어~ 난장판만 안 만들어놓으면 되지 않겠어요?
저희는 경찰이잖아요.
수사의 일환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죠.
안도 유즈루:뭐든 공권력이 들어가면 의미 없어지는군. (제일 가까이 있는 책상부터 살펴봅니다.)
▶:책상 위로는 반쯤 찻물이 남아있는 주전자와 두 개의 찻잔이 있습니다. 퇴근하면서 치우는 걸 잊었을까요.
잔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쪽은 비어있지만 한쪽은 절반도 채 비우지 못했어요. 그만큼 이곳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고민은 다를 겁니다. 어린 마음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고민도 어리지는 않을 거예요.
안도 유즈루:...오히려 어릴 때에 더 고민이 많기도 하지.
미나토 슌: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질 시기니까요.
안도 씨도 이런 곳 와본 적 있어요?
안도 유즈루:음... 진로 상담을 빼면 딱히.
뭐... 나는 이미 다 정해져있던 상황이라, 상담실보다는 보건실에 자주 갔던 기억이 있네.
미나토 슌:(소파에 털썩 앉아 소파 만지작...) 그렇구나~ 병약한 편?
아니면, 반대인가? 땡땡이?
한창 여름에 땡볕에서 오래달리기 연습을 할 때는 더 신세졌었지. (그렇게 앉아도 되나. 소파 쪽 보고.)
미나토 슌:하하! 전 완전 선두로 달리는 학생 파였는데.
그나저나, 이 소파 앉는 부분이 패어있어요. 그만큼 많이 왔다는 거겠죠. 아이들에게 이곳이 좋은 휴식처가 됐으면 좋겠네요.
안도 유즈루:누구에게나 쉼터가 되면 좋은 일이니까.
넌 왠지 엄청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냈을 것 같네.
미나토 슌:그런가? 남 부러울 거 없이 재밌게 즐기긴 했어요!
친구들이 잘 어울려준 덕분이죠.
안도 유즈루:그래, 그거면 됐지. (픽 하고 웃곤 책장을 쭈욱 쓸어본다.)
(솔직히 학창시절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 똑같은 하루였어서.)
▶:나무로 된 책장에는 온갖 책이 꽂혀있습니다. 청소년 상담에 연관이 된 저서로군요.
이만한 수를 상담 선생님이 직접 모은 거라면. 그분께서는 직업에 열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책등을 살피면 손때가 묻은 게 꽤 많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출간한 지 꽤 지난 책도 가끔 꽂혀있다는 것도요.
안도 유즈루:대부분 상담이론에 관한 책인가...
(카를 융... 아들러......)
(더 눈에 들어오는게 있나?)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건 없습니다. 당신은 아동 상담사가 아닌 경찰이니까요.
슌은 어느새 소파에서 일어나 컴퓨터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안도 유즈루:딱히 일지를 기록하진 않았나보군.
▶:구형 컴퓨터라며 놀라는 소리가 한편에서 들려와요. 느리다고 불평하는 소리도... 신경 쓰지 말고 다른 조사를 진행해봅시다.
(동선 그대로 수납장을 살펴봅니다.)
▶:수납장의 위에는
파일이 놓여있습니다. 그 밑으로 시선을 두면 양쪽으로 열 수 있는
문이 있네요.
안도 유즈루:(파일철부터 하나씩 확인합니다.)
키타시라카와......
▶:애석하게도 파일은 상담에 관련된 내용이 아닙니다.
교내 학생들에게 나누어줄 통신문 초안인 것 같아요. 고뇌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이 아픈 사람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털어놓고 싶다면, 홀로 머무르지 않고서 이곳으로 와달라는 뻔하고도 당연한 이야기들. 이게 누군가의 순간을 한 번이라도 바꿀 수 있었을까요.
그건 미지수의 일입니다.
안도 유즈루:수기문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러고보면 그런 건 이렇게 보관하면 안되겠지.
(통신문의 글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다시 정리하고 아래쪽 문을 봅니다.)
▶:수납장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면 그 안이 꽉 차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카세트테이프와
구형 라디오가 있네요.
안도 유즈루:테이프? 요즘도 쓰는 줄은 몰랐네.
(카세트테이프를 이리저리 확인해봅니다.)
안도 유즈루:
자료조사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두명이 아니에요. 개교하고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름이 이어집니다. 해가 바뀌고 시간이 흐르더라도. 슬픔과 사람에 지쳐서 이곳을 찾은 학생들인 거예요.
이 라디오로 돌아가려나...
▶:안테나를 손수 뽑아야만 라디오를 들을 수 있어보여요. 자세히 보면 CD나 카세트테이프를 밀어 넣어 재생하거나 녹음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시대. 지금으로서는 구세대의 유물 같은 이 라디오를... 쓸 일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안도 유즈루:(아사의 상담 테이프를 넣고 돌립니다.)
▶:테이프를 밀어넣고, 재생 버튼을 누르자 머지않아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이것은 과거의 흔적.
누군가 숨을 흘려낸 순간마다 반복하였을 기록.
그래도, 왔으니까······. 들어주시겠다고 하셨으니까.
선생님. 아무래도 전 괴롭힘을 받는 것 같아요.
제가 그 애들에게 뭔가 실수한 게 있는 걸까요.
처음에는 혼자 식사만 했는데. 아무도 짝이 되어주지 않기만 했는데.
괜찮아요. 수영부에서는 전과 다를 게 없는걸요.
쉬는 시간이면 이곳으로 내려오는 버릇이 생기고 있어요.
교실에서 딱 10분만 버티면 된다는 걸 아는데도.
어항 밖으로 나온 금붕어는 힘들게 뻐끔거리잖아요.
아, 왜 다쳤냐면······. 조금, 다투고 말아서.
수영복을 입으면 다 보일 거라는 게 속상해요.
친구가 없어도 괜찮으니까. 외로워도 괜찮으니까.
졸업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떠올려보는데, 너무 길어요.
그 애들에게 키타시라카와 아사는 가벼웠을까요.
▶:평온하였던 음성은 점차 흐트러집니다. 때로는 애써 웃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고. 우울함에 잠긴 듯이 가라앉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키타시라카와 아사의 목소리는······. 어떻게 들렸나요.
꿈이 무너져버린 인간의 목소리는 어땠나요. 어른들과 아이들의 악의로 무너진 슬픔이, 어땠나요.
상담 테이프의 작동이 멈춥니다.
더는 아무 목소리도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슌은 입을 다문 채로 구형 라디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전말을 예측해가는 건 당신만이 아닌 듯 해요.
▶:당신은 경시청으로 이동하는 길에 난처해 보였던 여자. 그때 들었던 목소리와 똑같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사소한 조건이 서서히 들어맞는 과정. 머릿속에서 퍼즐은 하나의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세상은 좁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기어이 마주치게 되는 삶이 있어요.
키타시라카와 아사는 헤엄을 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꿈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런 다리로도 페달은 밟을 수 있다는 걸 이용한 겁니다.
네 사람을 노리고서 성공하였으니 만족할까요. 어린 나이에 들이닥치고 말았던 불운을 흘려내게 될까요. 어쩐지 복잡한 속일지도 모릅니다.
사건의 전말을 추리해냈는데도 후련하지 않을 거예요. 인생은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와는 다르다. 언제부터인가 알게 되는 사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건, 너무 입이 쓰지 않나요.
안도 유즈루:......이렇게 들어도 되는 말이었을까.
안도 유즈루:고작 이 일부를 가지고 누군가를 판단하면 안되는 일이지만 말야.
미나토 슌:... 아직 복수는 끝나지 않았어요.
홋치 무네히로는 피만 흘렸을 뿐이야!
만약 이대로 키타시라카와가 또 손을 더럽히게 된다면...
다시 돌이킬 수 없어지면 어떡하죠?
안도 유즈루:그렇게 되지 않도록 손을 뻗는 게 우리의 일이지.
하루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늦지 않을 수 있을까요.
너라면 당장 튀어나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뭘 그렇게 꾸물거리고 있어? (테이프를 라디오에서 빼내고 당신을 바라본다.)
미나토 슌:... 그럼, 당장 출발해요!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키타시라카와가 씻어낼 수 없는 과오를 남기지 않도록!
그게 기수가 하는 일이니까!
안도 유즈루:그래, 그건 네가 더 잘 아는 일일테니까.
▶:무엇보다도 빠르기 위해서 달음박질을 칩니다.
운동장의 가장자리에 있을 순찰차로.
▶:두 사람은 문을 열자마자 거의 뛰어들었습니다. 보통이라면 본부에 보고를 한 뒤 협력을 바랄 테지만. 매번 무마시켰다는 말을 떠올려본다면, 키타시라카와의 케이스를 떠올려본다면······.
쉽게 무전기를 들 수 없을 겁니다.
허무하게 무마시킨다거나. 제대로 마무리짓는 일도 없을테니까요. 어른이 되었음에도 어른들의 사정에 휘말려서. 어른이 되었음에도 아이의 악의를 감당하지 못하고.
반복할 수는 없습니다. 바라던 끝이 있다면 직접 해내야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해는 완전히 저물었습니다. 사방이 어두컴컴해요.
심지어 문제가 있다면.
안도 유즈루: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방금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운전대만 꽉 쥐고 있으면 슌이 말합니다.
미나토 슌:하필이면 이럴 때 번개라니! 날씨 한번 장난 아니네. 좀 도와줘라!
▶:슬슬 사람들은 퇴근하는 시간입니다. 심지어 날씨마저 이 모양이죠. 도쿄의 교통 체증은 이미 정해진 일이나 다름없어요.
▶:아침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살짝의 지각을 해버렸지만,
지금은 늦지 말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늦지 말아야 해요.
더는 돌이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게 빛이라면 그보다 빨라야 하고. 지금 눈앞에서 가장 빠른 게 번개라면 그조차 추월해야 합니다.
나카노 종합 병원으로!
안도 유즈루:그래, 지금은 가는 수 밖에 없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듯이.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동을 걸고 꾸욱 액셀을 밟습니다.)
▶:자동차 바퀴는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2 칸 전진합니다.
조금은 길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이걸 기회로 삼아서 골목으로 트는 건 어떨까요. 자세히 보면 바로 옆길로 빠질 수 있겠습니다.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때마침 초록불로 바뀌고 기로가 트입니다. 망설임 없이 달려보도록 할까요.
▶:내비게이션에서 왼쪽으로 꺾으라며 성화입니다.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지나가다가보면 우산을 쓴 채 황급히 달려가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하교를 하는 도중에 고난을 겪게 되었군요.
횡단보도로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1턴 휴식합니다.
미나토 슌:... 횡단보도로 미끄러지거나 하진 않아서 다행이네요.
안도 유즈루:쯧... 오늘 정말 액운이 꼈나. (뾰족해진 눈길.)
▶: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뀝니다. 자, 다시 밟아요 유즈루!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눈 앞에 펼쳐진 건 직선으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이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달려요. 가속 페달을 밟아보도록 합시다.
안도 유즈루:
운
| 기준치: |
39/19/7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직선 도로를 시원하게 달립니다.
2 칸 전진합니다.
과속하는 차량이 보입니다. 저걸 그냥 둘 수 있나요. 본능적으로 쫓아가며 사이렌을 차량에 붙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다른 자동차들이 슬쩍 길을 비켜주네요. 저 차는 멀리 달아난 터라 붙잡을 수도 없겠지만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다음 턴에 한하여 성공할 시 무조건 26으로 이동합니다.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곧바로 차선을 바꿔 따라붙습니다.)
▶:그 순간, 다시 한번 번개가 내려칩니다. 커다란 천을 귓전에 대고 부욱 찢어내는 것 같아요.
끔찍하게 듣기 싫은 소리일 겁니다. 차라리 귀마개가 있으면 좀 나았을 테지만. 어쩌겠습니까. 저 소리는 당신의 불안을 더욱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안도 유즈루:
SAN Roll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미나토 슌:
SAN Roll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깜짝이야!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이를 악물고서 가속 페달을 밟습니다. 주변에 다른 차량은 보이지 않습니다. 짤막한 틈이라도 놓쳐서는 곤란해요.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이런! 빗길에 미끄러운 도로를 제대로 밟았습니다. 차체가 휘청입니다.
안도 유즈루:(이럴 땐 브레이크를 밟으면 안돼...!)
(끼이익 핸들을 돌려 미끄러집니다.)
미나토 슌:위험해위험해위험해!! (안전벨트, 보조손잡이 꽈아악)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어를 P로 올려서 제동하고 다시 D, 액셀을 꾸욱 밟습니다.)
▶:차량은 다시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2 칸 전진합니다.
바로 옆에 번개가 내려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던가요.
차체가 그보다 먼저 앞으로 갈 거라는 생각.
망상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한순간이나마 꼭 이루어낸 듯한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기이한 기분이죠. 달려요, 유즈루!
안도 유즈루: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옆에서 다리를 떠는 게 느껴집니다. 슌이 자동차의 디지털시계를 흘끗거리며 보고 있네요. 시간이 촉박하게만 느껴지는 건 당신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안도 유즈루:마음은 알겠지만 가만히 있어! (찰싹)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불안은 옮는다고.
▶:이제, 핸들을 놓아도 좋습니다. 완전히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될 테지만. 고개를 틀도록 해요. 창문 너머로 선명하게 빛을 발하는 녹색 십자가를 바라보아요.
억수 같이 내리는 비. 순찰차에서 내려서자마자 찰박이는 물웅덩이. 등 뒤로 떨어지는 천둥과 번개의 소리. 금방이라도 땅이 갈라질 듯한 날씨.
그 한가운데에서 두 사람은 다급히 순찰차에서 내립니다. 우리가 향해야만 하는 곳은 정해져 있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온몸이 질척거립니다. 막 퇴근하던 레지던트가 흘끗거릴 정도로 온몸이 축축하기만 합니다. 잠시 서 있었을 뿐인데도요.
망설임 없이 걸어봅시다. 달려봅시다. 그래야만 한다는 직감이 차오르잖아요.
누군가의 삶을 구하러 가는 밤.
두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
▶:거의 다 퇴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응급실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흐트러진 모양새를 하고 있죠.
그래서일까요. 두 사람의 행색도 사실 특이한 건 아닙니다. 온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청소부가 고생하겠다 싶을 뿐인걸요.
엘리베이터 앞에 선 슌은 버튼을 눌렀습니다. 곧바로 문이 열리네요. 두 사람은 나란히 들어섭니다. 붉은 디지털 숫자가 변해갑니다.
1, 2, 3······. 마치 카운트다운이라도 하는 것 같아요.
슬쩍 옆을 돌아보면 슌과 시선이 닿습니다. 슬쩍 주먹을 들어 보이네요. 맞닿아내자는 걸까요.
(아직 이런 낭만이 남아있나... 생각을 하다가도 한숨을 폭 쉬고 원하는대로 주먹을 툭 맞대줍니다.)
▶:주먹을 맞닿아내자, 엘리베이터의 안내음은 두 사람이 14층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립니다.
복도는 어둑어둑합니다. 최소한의 조명만을 켜두었지요. 이른 잠을 청하는 환자들을 위함일 겁니다.
아래층에서 간호사들은 호출이 울릴까 봐 신경 쓰면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을 테고요.
유일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빗자루나 양동이가 들어있는 카트를 끄는 청소부입니다. 슌은 그제야 한숨 돌린다는 듯 말합니다.
일단 병실로 가볼까.
▶: 당신의 말대로입니다. 긴장을 늦추면 안 되겠죠. 그를 증명하듯...
저 멀리 땋아 내린 갈색 머리카락의 여자가 보입니다.
당신은, 이 사람을 부르나요?
키타시라카와 아사 씨.
그 발언은 몇 가지의 상황을 만들어내었습니다. 파트너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카트가 이동하면서 굴러가던 바퀴가 멈춥니다.
식은땀을 옷에 대고서 닦아내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침을 삼켜내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밀어내는 걸음이 뒤를 잇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좀 더 서두른다는 걸까요. 1402호를 향해 가까워지기 직전에 슌은 말했습니다. 어쩌면 다급한 외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또는 성급했을까요.
미나토 슌:지금까지 저지른 건 단순한 교통법 위반입니다. 과속과 차량에서의 상습적인 위협. 죄목을 따진다고 해도 그것으로 끝날 수 있었습니다.
▶: 동시에 파란 바구니가 복도를 나뒹굴었어요.
미나토 슌:사고가 아니라 사건이었다고 해도······.
▶: 기다란 회칼을 손에 든 여자가 이쪽을 돌아보는 순간.
미나토 슌:조서에는 그것만 남을 수 있었어요!
지금 그 문을 연다면 달라지는 겁니다, 키타시라카와 씨!
기껏해야 8M의 거리. 세 사람은 서로를 마주 봅니다.
▶:키타시라카와는 자신의 이름을 먼저 불렀던 유즈루를 바라봅니다. 똑같은 기시감을 느끼는 듯하더니 자조어린 웃음을 지어버렸어요.
그걸 정말 웃음이라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자기혐오의 일부일 뿐.
안도 유즈루:...이렇게 다시 보게될 줄은 몰랐군요.
키타시라카와 아사:...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도움을 받지 않는 건데.
역시 그곳에서 음식을 주문하지 말 걸 그랬어요. 그게 내 불운이었다니.
(손을 들어보입니다. 회칼을 잡지 않은 손은 희미하게 떨립니다.) 저는 이미 세 사람의 삶을 변하게 했어요.
내게 사과도 하지 않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은 사람들...
어째서 나만 멈춰야 하는 거죠?
내 꿈을 빼앗은 대가를 나라도 줘야 하잖아.
키타시라카와 아사:나라도, 그렇게라도······.
▶:이유 모를 적의에도 오해를 풀고 싶다던 아이. 물 밖에 있는 게 힘들다고 말하던 고등학생. 청춘이라는 단어조차 괴롭게 물든 사람. 스스로의 이름마저 미워하게 된,
키타시라카와 아사.
여전히 품에는 경찰수첩이 들어있습니다. 범행으로 물꼬를 트는 게 범인이라면 마무리를 짓는 건 언제나 경찰이지 않습니까. 모든 드라마나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에서 그러하듯이.
체포하기를 바라나요. 혹은, 책임이 버거워서 포기하기를 원하나요. 무엇이든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파트너와 함께 맞이하는 첫 번째 사건.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끝은······.
어떤 풍경일까요.
미나토 슌:키타시라카와 씨... (무슨 말을 꺼내야 좋을까. 안절부절한 눈빛으로 유즈루만 바라봅니다.)
안도 유즈루:...키타시라카와 아사 씨. 당신을 교통법 위반으로 체포하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당신의 삶의 끝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당신 스스로 그 칼을 들어 선택하는 것이 끝이 되겠죠.
내가 무엇을 잘못했던걸까, 내가 다른 사람이었으면 괜찮았을까 몇번이고 후회하더라도...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지은 죄값만 받으세요.
미나토 슌:... 자, 같이 가요. 저희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릴게요.
안도 유즈루:그래요. 저희도 들어드리겠습니다.
▶:이해는 어쩔 수 없습니다. 사람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한들 책임과 의무를 놓을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무신경과 무모함으로 시달려온 사람에게. 당신마저도 똑같이 굴 필요는 없지 않나요.
동정은 만용입니다. 과거가 안타깝다고 해서 저지르게 될 비극을 막지 못한다니. 그러지 말아야 해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바로 당신이었을 겁니다.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수갑을 꺼내 듭시다. 미란다 원칙을 말해보아요. 두 손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 짓는 겁니다.
▶:유리 깨지는 소리를 내며 회칼이 떨어집니다. 키타시라카와 아사는 두 손목을 내어준 채로 고개를 틀었습니다.
무심결에 따라서 고개를 틀면, 저 멀리 떠오르는 해를 봅니다.
주홍빛이 얼굴 위로 번지고 있어요. 선연한 색이 비추었을 때 말했습니다. 여린 음성이 가까운 거리에서 울립니다.
키타시라카와 아사:상담실의 소파에서 나란히 잠들었다가 깬 적이 있어요.
상담 선생님이 잠든 사이에 저 혼자 이른 새벽의 창밖을 보았죠.
아침이······.
아침이, 오네요.
안도 유즈루:...네,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아침은 옵니다.
▶:우리 모두 긴 시간을 함께하기에 찰나의 반짝임을 소중히 여깁니다. 누군가에겐 그저 쳇바퀴 같은 똑같은 하루더라도, 누군가에겐 붙잡고 싶었을 후회와 기대했을 미래가 뒤섞이는 날입니다.
키타시라카와 아사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어떤 기분이 들까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테지만 다시 회칼을 집어 들지는 않을 겁니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직감이 그리 말한다며 넘겨도 좋을 겁니다.
그때, 어깨동무하듯이 슌이 팔을 둘러옵니다.
▶: 파트너가 펼쳐낸 사건의 시작을 이제 당신이 끝맺을 차례입니다.
자, 보고합시다. 사건의 종결을.
오늘의 기억이 까맣게 지워질 만큼 두 사람은 수많은 장면에 들어서게 될 겁니다.
그건 영화라기엔 볼품없고, 드라마라기엔 극적이지도 못하고, 애니메이션이라기엔 멋들어지지도 않을 테지만.
동시에 짐작합니다.
적어도 이제는, 혼자 달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요.